MBC 8시 뉴스데스크… 약효 별로네

입력 2012-11-1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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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대 이동 극약처방 불구… 시청률 상승 효과 미미

▲MBC '8시 뉴스데스크' 권재홍·배현진 앵커.
MBC ‘뉴스데스크’가 방송 36년 만에 시간대를 옮겼다. 지난 5일부터 오후 9시에서 8시로 한 시간 앞당기는 대변화를 꾀한 것이다. 이와 함께 평일과 주말의 비율을 기존의 5(월~금요일)대 2(토일요일)에서 4(월~목요일)대 3(금~일요일)으로 나눴다. 즉 금요일 주말 뉴스 체제로 들어가 한 주 간을 정리하고 다음 주를 준비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MBC는 이번 변화의 배경을 “시청자의 생활 패턴에 큰 변화가 있다고 판단하고 달라진 생활 패턴을 반영해 프라임 타임 뉴스 시간을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의 뉴스 선택권을 존중하고 뉴스 다양성을 확장하기 위한 결정이란 뜻이다.

간판 뉴스 방송 시간의 변화에 따라 MBC는 대대적인 편성 변경을 단행했다. ‘뉴스데스크’ 직전 방송되던 일일연속극 ‘그대없인 못살아’는 오후 7시 15분으로 한 시간 앞당겨졌다. 일일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는 월화시트콤으로 바뀌어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시 50분에 65분간 방송된다. 수요일부터 금요일은 ‘MBC 스페셜’, ‘불만제로 UP’, ‘최강연승퀴즈쇼Q’를 각각 편성했다.

시간대를 옮긴 첫날 ‘뉴스데스크’는 8.2%(AGB닐슨,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달 평균 시청률보다 약 2%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 7일에는 9.0%의 시청률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시간대를 옮긴 일일극‘그대없인 못살아’의 시청률은 반토막났다. 안정적인 시청률이던 ‘그대없인 못살아’는 5일 6.2%를 기록하며 직전 방송분(2일)의 시청률 12.1%보다 무려 5.9%포인트 폭락했다.

‘뉴스데스크’의 시청률 상승 효과도 아슬아슬해 보인다. 지난 8일부터는 7%대로 떨어져 기존의 5%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뉴스데스크’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프로그램인 SBS ‘8시 뉴스’의 시청률을 뛰어넘지 못하고 여전히 방송 3사 프라임 타임 뉴스 중 시청률 꼴찌에 머물러 있다. 이번 개편을 통해 MBC가 꾀하는 뉴스 경쟁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이런 와중에 ‘뉴스데스크’에는 방송사고가 연달아 일어나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1일 양승은 앵커는 ‘시사만평’ 코너에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석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8일 배현진 앵커는 미국 애플사의 소식을 전하며 잘못된 멘트를 말해 약 4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보는 이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개편과 함께 선보인 ‘경청코리아’ 코너에서는 이름과 나이, 직업 등이 들어가는 자막을 ‘대학생’ ‘할머니’ ‘회사원’ ‘환자’ 등으로 표기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보도국 기자들은 이 자막을 보고 부끄러워서 얼굴을 감춰야 할 지경”이라며 “자막까지 종편과 경쟁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동안 ‘뉴스데스크’는 1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KBS ‘뉴스9’과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2010년 김재철 사장이 취임한 뒤 공정성·편파성 논란이 불거지며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올해 초 노조파업이 시작되며 평균 시청률은 한 자릿수 대로 추락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편성시간대를 바꾸는 꼼수로 시청률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뉴스 프로그램은 방송국의 신뢰성에 좌우되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MBC 보도국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뉴스의 질적인 부분을 개선해서 떠나간 시청자들을 잡을 궁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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