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家 아들들, 허창수 회장 비롯해 정ㆍ관계와 깊은 인연
그러나 과정은 아름다웠다. 초대형 그룹의 분사에도 양 가문은 “재산 분배를 두고 다투는 것은 ‘우리 사이(허씨·구씨)’를 욕되게 하는 것”이라며 큰 잡음 한 번 없이 마무리됐다. 전자·화학·LCD 등은 LG가, 정유·유통·홈쇼핑·건설은 GS가 맡아 현재까지 오고 있다.
GS그룹의 주력회사는 GS칼텍스(구 호남정유)다. GS칼텍스는 1967년 국내 최초의 민간 정유회사로 설립된 석유·석유화학 분야의 에너지 전문기업이다. 또한 GS리테일, GS SHOP, GS EPS, GS글로벌, GS건설 등을 거느리고 있다. 출범 초기 48개 계열사는 현재 70여개로 늘어났으며, 지난해 기준 자산 규모는 51조4000억원으로 공기업을 제외한 재계 순위 7위다.
◇장남가(家), 벽산그룹, 조선·중앙과 화려한 혼맥 = LG그룹 공동 창업자인 고(故) 허만정씨의 장남인 고(故) 허정구 삼양통산 회장은 고(故) 이병철 회장,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와 함께 삼성을 공동 창업했다. 허정구 회장은 삼성물산 사장 등을 지낼 정도로 삼성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고, 1957년 삼양통산을 설립해 독립했다.
삼양통상은 허정구 회장이 1999년 사망한 뒤 장남 허남각(75) 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남각 회장의 부인은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지낸 구자영(76)씨다. 딸 정윤(42)씨는 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 아들 대호(45)씨와 결혼,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씨와 사돈으로 맺어진다. 정의선씨는 정문원 회장의 조카사위다.
장녀 허영자(73)씨는 벽산그룹의 김희철(76) 회장과 결혼했다. 슬하에 3형제를 두었는데, 장남인 성식(46)씨는 벽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차남 허동수(70) GS칼텍스 회장은 부인 김자경(63)씨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뒀다. 이중 막내딸 지영(33)씨는 이병무 아세아시멘트 회장의 차남 인범(42)씨와 결혼했다.
차녀 허영숙(61)씨는 유명 소설가인 윤후명(본명 윤상규) 한국문학원 원장·국민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교수와 결혼했다.
고 허정구 회장의 3남 허광수(67)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부인은 고(故) 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의 딸인 김영자(63)씨다. 김영자씨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의 부인 김영명씨의 언니다. 1남 1녀를 두었는데 지난 2000년 딸 유정(39)씨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아들 준오(39)씨와 결혼해 화제를 뿌렸다. 또 아들 서홍(36)씨 역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장녀인 정현(33)씨와 결혼, 언론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3남가(家), 정·관계와 폭넓은 사돈 관계로 = 고 허만정씨의 3남 고(故)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창수(65) GS그룹 회장은 고(故) 이철승 상공부 차관의 딸인 이주영(61)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아버지의 모교인 미국 세인트루이스대를 나온 아들 윤홍(34)씨는 현재 GS건설 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구씨와 마찬가지로 허씨도 ‘장자 승계’ 원칙을 따르는 만큼, 훗날 윤홍씨가 GS그룹의 전면에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의 첫째 동생 허정수(63) GS네오텍(전 LG기공) 회장은 부인 한명숙(59)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둘째 동생인 허진수(60)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은 2003년 LG에너지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LG와 GS가 분리되면서 GS칼텍스로 돌아왔다. 부인 이영아(55)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셋째 동생인 허명수(58)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LG전자 영국법인장을 거친 뒤 2002년 허창수 회장과 함께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허 사장은 노재현 전 국방장관의 딸인 노경선(53)씨와의 사이에 2남을 뒀다. 노 전 장관은 12·12사태 때 국방장관으로 많은 고초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한국비료공업협회 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등을 지냈다.
허창수 회장의 막내 동생인 허태수(56) GS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장녀 이지원(51)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 전 총리는 한때 대권후보로 나섰던 유명 정치인이다.
◇4~8남가(家), 비교적 조용한 혼맥, 태광 창업주가 유일 = 고 허만정씨의 4남 허신구(84) GS리테일 명예회장은 럭키 ‘하이타이’를 탄생시켜 대 히트를 친 주역이다. 그는 1995년 구본무 회장의 취임과 함께 일선에서 물러났다. 허 명예회장은 윤봉식(82)씨와의 사이에 2남 2녀를 뒀다. 장남 경수(56)씨는 코스모화학을 중심으로 하는 코스모그룹의 회장이다. 동생 연수(52)씨는 GS리테일 상무로 활동하고 있다.
5남 허완구(77) 승산 회장은 잠시 LG에서 일했지만, 1969년 대왕육운을 차려 독립했다. 이후 구씨와 허씨의 고향 이름을 따 승산으로 회사명을 바꿨다. 장남 용수(45)씨는 승산 사장을 지낸 뒤, 현재 GS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여동생인 인영(41)씨가 승산레저 이사를 거쳐 현재 승산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6남 허승효(69)씨는 형님 회사인 정화금속 이사와 승산의 대표 이사를 역임한 뒤, 1985년부터 조명전문 업체인 알토의 회장을 맡고 있다. 알토는 아셈타워 정상회의실과 인터콘티넨탈호텔, 서울역사 등의 조명 시스템을 설계한 곳이다. 그는 한국산업디자인협회와 한국전기설비조명학회 이사 등을 맡을 정도로 조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윤혜(69)씨와 결혼해 2남 1녀를 뒀다.
7남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은 1990~1992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냈고, 2005년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했다. 최근 그는 대한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딸 서정(37)씨는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 노소영씨가 운영하는 나비 아트센터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8남 허승조(63)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은 태광그룹 창업주 고(故) 이임룡 회장의 장녀인 이경훈(59)씨와 결혼해 2녀를 두고 있다. 허 사장의 처가는 장상준 전 동국제강 회장, 양택식 전 서울시장, 롯데 신격호 회장의 셋째 동생인 신선호 산사스식품 사장 등과 혼사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