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울고 웃는 골프업계

입력 2012-12-1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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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골프·회원권거래·분양 등 내리막길… 중고장비·컨설팅·부킹 등 불황속 뜨는 아이템

골프계에 비상이 걸렸다. 늘어나는 골프장을 충족시킬 만큼 수요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회원제 골프장은 발등에 불이다. 입회금 반환과 회원권 분양난을 겪으면서 퍼블릭(대중제)으로 전환하는 골프장이 늘었다.

전남 순천의 파인힐스컨트리클럽(대표 오방열)은 지난 9월 회원제에서 27홀 정규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했다. 강원 춘천의 오너스골프클럽(대표 전봉우)은 회원제 골프장을 계획했지만 회원모집 부진으로 지난 7월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해 문을 열었다.

경영난으로 존폐 위기에 몰린 것은 지방 회원제 골프장만이 아니다.

경기 성남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은 수년 전만해도 하나의 실내골프연습장을 중심으로 10여 개의 실내골프연습장이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크린 골프방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사업을 접은 사람들이 많다. 회원 확보가 어려울 뿐 아니라 레슨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 돈벌이가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골프채 수입상들도 한숨이 늘었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엔고현상으로 가격은 10% 이상 올랐고 매출은 매년 감소세다. 서울 용산에서 골프숍을 운영하는 박상선(40) 대표는 “요즘은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없어졌다”며 “특히 겨울에는 로스트볼과 그립 교체 주문만 있을 뿐 고가 클럽 구입에 대해서는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계 불황의 시발점은 회원권거래다. 지난 2006년 이후 회원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회원권거래는 물론 신규 분양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잘 나가던 회원권거래소가 부도 처리되거나 거품을 줄여 소수 인원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해외골프투어 예약률도 예년만 못하다. 임해용 노랑풍선 골프팀장은 “국내 골프장 증가와 유가 폭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예약률이 10~15% 떨어졌다”며 “매년 골프대회와 각종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약률이 저조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골프관련 산업은 너나할 것이 없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스크린골프는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두철 제이디골프 대표는 “필드에 나가지 않고 스크린골프만을 즐기는 ‘스크린족’이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며 “이들은 비록 필드에 나가지 않지만 골프클럽과 관련 용품을 구입하는 등 소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 골프장 장비도 주목 받고 있다. 잔디 깎는 기계를 비롯해 농약 주는 기계, 모래 뿌리는 기계 등을 공급하는 업체로 지엠에스코리아(경기 이천)가 대표적이다.

장비를 전부 새것으로 구매할 경우 수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지만, 중고로 구입하면 예산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중고라 해도 기능성에는 문제가 없다. 게다가 3~6개월에 1회밖에 사용하지 않는 기계가 대부분이다.

골프장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골프장컨설팅 전문회사도 뜨는 직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골프장 마케팅, 교육, 코스관리, 영업, 수탁운영, 프로모션, 공동구매 등 골프장 전반의 컨설팅 및 운영을 대행하는 업체로 다수의 골프장과 계약해 영업 이익을 나누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골프계 뜨는 업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이용해 일정기간 많은 고객을 몰아주는 대신 판매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셜커머스 기업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다. 김계환 한국골프컨설팅 대표는 “젊은 세대들을 위한 마케팅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중년 또는 노년층에는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들불처럼 번져가는 소셜커머스보다 세금이나 투자 등 근본적인 저비용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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