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새내기주 성적표는?
임진년 새내기주들은 그 어느 해보다도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부푼 꿈을 안고 증시에 입성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감에 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대부분의 종목들이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조씨푸드, 코스닥시장에선 피엔티, 엠씨넥스는 성적이 가장 안 좋은 새내기란 굴욕을 당했다.
그러나 공모주시장에 몰아닥친 동장군의 기세 속에서도 사람인HR은 대선 후보들의 일자리 공약 수혜 기대감에 상장 10개월만에 160%나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급 확대에 코스닥 IT부품주들 역시 엄동설한에 복수초를 피웠다.
유가증권시장 새내기주 가운데 상승률 1위는 AJ렌터카가 올랐다. 지난 7월 27일 상장한 AJ렌터카는 공모가 7000원 보다 7% 하락한 646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뒤 첫날 4.6%나 급락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이후 불황기 소비 대표주자란 호평이 이어지면서 주가는 본격적인 오름세로 돌아섰다. 내년 중고차 판매부문 약진 기대감까지 더해 상승탄력은 더 커졌다. 이에 AJ렌터카 주가는 14일 9180원까지 치솟으며 상장 5개월만에 31.19%나 뛰어올랐다.
김영옥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렌터카는 기업의 경우 비용의 손비처리가 가능해 법인세감면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개인의 경우에도 등록 부대비용, 보험료 등 일부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며 “경기불황에서 오히려 부각될 수 있는 소비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SBI모기지 역시 상장 첫날 하한가로 밀려나는 굴욕을 당했지만 이후 일본 주택론 고정금리 상품 성장 기대감에 외국인들의 적극적 매수가 이어지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이에 지난 4월 30일 증시에 입성한 SBI모기지는 14일 현재 8780원까지 상승하며 25.40%나 뛰어올랐다.
유가증권시장 7개의 새내기주 가운데 공모가를 웃돈 종목은 단 2개뿐이다. 올해 공모주시장 ‘대어(大漁)’로 지목받은 코오롱패션머티리얼, CJ헬로비전 등은 공모가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29일 시장에 첫 발을 들인 사조씨푸드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고 일반 청약률도 200대 1을 넘었다. 하지만 공모가가 비싸다는 인식때문에 주가가 공모가대비 39.2%나 급락, 새내기주 '꼴찌' 란 불명예를 안았다.
코스닥시장에서 동장군 기세를 뚫고 복수초를 피운 종목은 취업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인HR이다. 지난 2월 21일에 상장한 사람인HR은 공모가(5000원)의 2배인 1만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첫날부터 상한가를 기록했다. 급등 부담감에 단기조정을 겪기도 했으나 대선 후보들의 잇딴 일자리 공약으로 주가는 오름세로 방향을 틀고 파죽지세로 내달렸다. 특히 9월 말에는 주가가 2만9000원선까지 치솟아 공모가 대비 440%가 넘는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최근 개인들의 차익실현 매물에 조정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150%가 넘는 수익률로 새내기주 ‘최우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는 카메라 모듈에 내장되는 IR필터(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얻게 해주는 광학부품)를 제조하는 나노스가 차지했다. 지난 8월 2일 입성한 나노스는 공모가(7000원) 대비 32.57% 높은 928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첫날부터 상한가로 마감했다. 하반기 블루필터의 본격적인 공급, 삼성전자향 카메라 모듈 수요 확대 등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에 주가는 오름세를 지속했다. 14일 현재 주가는 1만5500원을 기록, 공모가 대비 122%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나노스를 비롯한 아바텍(73%), 코이즈(53.3%), 와이엠씨(13.2%) 등 IT부품주들의 선전이다. 스마트폰 대중화와 태블릿PC 보급화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반면 휴대폰과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엠씨넥스 주가는 실적악화 충격에 공모가(1만5000원)보다 41.7%나 빠졌다. 지난달 7000원대 초반까지 밀려나며 고전했던 주가는 최근 실적개선 기대감에 조금씩 회복하고 있지만 이전 낙폭이 너무 커 코스닥 새내기주 ‘꼴찌’란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