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일원 된 만큼 장기적 비전 갖춰야… 메모리도 성장성 여전히 높아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전문 회사에서 벗어나 종합반도체 회사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특히 CIS와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제품 및 제조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은 30일 4분기 기업설명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세계 최고의 종합반도체 회사가 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처음 취임했을 때는 하이닉스 혼자 고군분투하던 시절이었지만 이제는 SK하이닉스가 됐으니 마땅히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반도체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SK그룹의 일원으로 새롭게 출발한 후 ‘생존모드’에서 ‘성장모드’로의 변화를 통해 세계 최고의 종합반도체 회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는 얘기다.
메모리 사업에 대한 성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권 사장은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의 인기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예전 PC가 잘 나갈 때 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향후 모바일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디지털 시대에 점점 더 성능 좋은 메모리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진 반면 공급할 수 있는 회사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발전 가능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선두기업과의 기술 격차에 대해서 그는 “D램은 경쟁사가 워낙 잘하고 있지만 우리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있다”며 “낸드는 우리가 시작한지 10년이 채 안됐다. 열심히 역량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퀄컴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말을 아낀채,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기본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최근 최태원 SK 회장과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은 스위스에서 개막한 다보스포럼에서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 퀄컴 사이에 특별한 협력 관계가 있지 않겠냐는 궁금증을 가져왔다.
이에 대해 권 사장은 “퀄컴과 SK텔레콤은 예전부터 남다른 인연을 맺어왔다”며 “퀄컴의 칩셋과 우리의 모바일 메모리도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협력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퀄컴 뿐 아니라 모든 칩셋 업체들이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더 필요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성장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데도 동의했다.
권 사장은 “중국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성장속도도 높다. 고급형 시장과 저가형 시장이 공존하며 스마트폰 구매층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 고급형과 저가형 시장 모두에 우리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많은 자원을 할당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