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사옥에 입주해 있는 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과의 계약이 끝나자마자 대기업 관련사의 커피숍 입점을 추진하며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비어있는 1층의 커피숍 입점을 위한 입찰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는 CJ푸드빌와 아워홈이 참여중인 가운데 아워홈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협회는 전날 제안설명회도 개최했다.
기존 협회 건물 1층에 입점해 있던 업체는 사회적기업인 아름다운가게가 운영하는 ‘아름다운커피’다. 아름다운커피는 판매 수익금을 저개발국 등에 보내는 공정무역 업체로 유명하다.
지난 2009년 이곳에 입점할 당시 황건호 전 금투협 회장은 “협회는 ‘나눔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투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회적 역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하며 매장 땅을 기부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다.
본지 취재 결과 입점 당시 협회와 아름다운커피는 5년 계약을 했고 8평의 공간을 기부했다. 하지만 1년 뒤인 2010년 협회는 계약서 재작성을 요구하며 임대매장으로 전환을 시켰고 계약기간을 3년으로 줄였다.
계약서상 오는 4월이 만기지만 아름다운커피가 다른 곳에 입점을 준비하면서 일찍 나가게 됐다.
이에 아름다운커피 관계자는 “사실 그 동안 협회에 입점해 있으면서 많은 배려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사회적 기업으로서 수익에 크게 의미를 두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기본 책무인 수익창출을 고려할 때 이번 출점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아워홈이 기존에 있던 연수원까지 있을 때는 괜찮았지만 연수원을 없애면서 적자가 누적됐다”면서 “아워홈의 적자 보존에 대해 예산투입을 할 수는 없어 여러 방안이 논의 되던 중 수익이 나는 커피전문점 개설을 진행하게 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아워홈은 현재 금융투자협회 건물 지하에 위치한 구내식당을 운영중이고 지난 2011년 캠코에 매각된 금융투자연수원(구 한국증권연수원)의 구내식당도 운영한 바 있다. 현재 운영중인 협회 구내식당이 70∼80석에 불과한 상황에서 연수원이 매각되며 급식수요가 줄자 수익을 올리기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렇다해도 최근 정부에서도 사회적기업 육성과 동반성장 등의 기치를 내걸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투협이 입점업체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내보내고 특정업체에 일감 몰아주는 것은 뒷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에 아워홈 측에서도 논란의 소지를 우려해 조심스런 입장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커피전문점으로는 출점계획이 없다”면서 “다만 발주처쪽에서 요청할 경우 급식외에도 커피전문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금투협은 그런 경우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워홈은 지난 2000년 LG유통(현재 GS리테일) FS(푸드서비스) 사업부가 분리돼 설립된 업체로 급식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웨딩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워홈의 지배구조는 구자학 회장의 1남3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장남 본성 씨가 40.00%, 막내딸 지은 씨가 20.01%, 장녀 미현씨가 20.00%, 차녀 명진 씨가 19.99%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