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들에게 강제로 마늘이나 고추 등을 먹이고 독방에 가둔 아동양육시설이 고발됐다. 특히 이 양육시설은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으며, 설립자인 미국 선교사가 “버림받은 영유아들을 50년간 보살핀 ‘벽안의 어머니’”로 칭송받던 시설이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시설 아동들을 감금하고 학대한 혐의로 충청북도 제천 J 아동양육시설 박모(51·여) 원장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제천시장과 충북도지사에게 시설장 교체와 지도점검 강화 등을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시설은 지난달 기준 1234명이 거쳐 갔고, 69명의 영유아가 지내고 있다. 인권위는 조사 결과 이 시설에서 생활한 4∼18세의 아동 52명이 관행적인 체벌과 가혹행위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이 시설에서는 2000년 이후 지속적인 가혹 행위가 벌어졌다. 밥을 늦게 먹거나 욕설을 하는 아동에게는 억지로 생마늘이나 청양고추를 먹였고, 먹다가 토하면 토사물까지 강제로 먹게 했다.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가 지난해 12월 원장이 된 박 원장은 아동들을 각목 등으로 직접 때렸고, 직원에게 아동들을 나무와 플라스틱 막대로 체벌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부원장의 며느리인 이모(42) 교사 역시 몽둥이로 아동들의 머리를 때리거나 ‘오줌을 싼다’는 이유로 베란다 난간에 아동들을 세워 두기도 했다. 다른 교사 6명도 밥을 굶기거나 대걸레 등으로 폭행하고 폭언을 퍼부었다.
이 보육시설은 한겨울에도 아동들을 찬물로 씻게 하고 베개 등 생필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태도 등급을 평가해 용돈을 뺏기도 했다.
특히 이곳은 ‘타임아웃방’이라는 이름으로 2평 규모 독방 형태의 감금시설을 운영하기도 했다. 원장실 옆 3층 외진 방에 설치된 타임아웃방에는 고장난 오븐, 잠긴 옷장 등이 방치됐다. 아동들은 이 방에 갇혀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몇 개월까지 갇혔다. 경찰 조사에서 피해 아동들은 “3개월 동안 벽만 바라보고 지나면서 자살을 생각했다”, “화장실을 못 가게 해서 식사 시간까지 소변을 참았다”고 진술했다.
인권위는 전임 원장이자 설립자인 미국인 H(77·여)도 이런 인권 유린 행위를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감독 기관인 제천시 역시 일부 가혹 행위를 확인했지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