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1분기 '수천억' 적자…구조조정 우려

입력 2013-05-20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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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 여파로 중소형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마저 대규모 적자를 냈다.

업계 안팎에선 올해 시공능력 상위권 건설사 중에서 자금난 등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구조조정에 직면하는 곳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사들은 올해 건설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업계 전체가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 9개 대형건설사, 1분기 영업해 비용도 감당 못해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GS건설·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두산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8개 상장 대형 건설사는 올해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총 2천371억원의 영업손실과 2천1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들 건설사의 작년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천835억원, 6천563억원의 흑자였다.

비상장사인 시공능력 9위 SK건설 실적까지 합치면 9개 대형 건설사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4천809억원, 3천936억원에 달한다.

SK건설은 이 기간 해외플랜트 프로젝트 손실 여파로 2천438억원의 영업손실과 1천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도 해외 부문 영향으로 같은 기간 대규모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GS건설의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는 각각 5천443억원과 4천122억원으로 가장 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천198억원의 영업손실과 1천805억원 순손실을 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1분기 영업으로 흑자를 낸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도 급감했다.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의 1분기 영업익은 각각 292억원, 127억원이지만 작년 동기의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물산영업익은 675억원으로 28%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익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 감소했거나 적자로 전환한 곳은 9개 대형사 중 6개에 이른다.

◇ 건설업계, 대형사도 어려워지나…우려

건설업계는 올해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하면 실적악화와 자금난 등 어려움이 중소형 건설사에서 대형 건설사까지 확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건설경영협회가 올해 초 28개 대형 건설사의 국내 건설 수주 목표치를 조사한 결과 총 70조3천365억원으로 작년보다 5.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주택건설 수주목표를 작년보다 10.9% 낮게 잡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줄어 공공건설 수주도 예년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건설사는 해외 건설수주 목표액을 작년보다 46% 많은 74조7천990억원으로 잡았으나 저가 수주와 경쟁심화로 이익개선에 도움이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부문이 동시에 나빠지면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대형사들까지 어려움에 빠지면 업계가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장에선 1분기 적자를 낸 건설사에 대한 염려도 깊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건설에 대해 "부채비율이 3월 말 314.6%로 높아졌다"며 "추가 원가투입으로 해외공사 원가율 조정 가능성, 부진한 분양으로 국내 건설 손실 가능성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건설의 관계자는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자산을 많이 확보하고 있으며 현금 유동성도 5천억원 내외에 이른다"고 말했다.

GS건설 측도 "실적은 나빠졌지만 사옥 매각과 회사채 발행으로 2조3천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 100위 내 다섯 중 한 곳 워크아웃·법정관리…올해도 줄줄이

건설업계 안팎에선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하면 올해 구조조정 대상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올해 들어 3개 건설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현재 시공능력순위 100대 건설사들 가운데 21곳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또는 법정관리를 진행 중이다.

시공능력순위 13위 쌍용건설은 졸업 8년 만에 워크아웃을 재추진하고 있다.

채권단은 이번 주 경영정상화 지원 방안을 결의할 계획이다.

상위 20위권 내 건설사 중에선 금호산업(16위)에 이어 두 번째이다.

시공능력 49위인 한일건설은 올해 2월 말, 시공능력 37위인 STX건설은 지난 8일 각각 법정관리를 개시했다.

두산건설(12위)과 한라건설(17위)은 그룹에서 각각 1조원 안팎의 유동성을 수혈받아 위기를 넘겼다.

현재 중소형 건설사 중 자금난에 처한 일부 건설사들은 워크아웃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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