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인버스 빼면 초라 … 거래량‘0’종목도 속출
상장지수펀드(ETF)가 10여년 만에 50배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2일 제로인에 따르면 6월말 현재 ETF는 총 136개로 순자산 규모는 17조1200억원에 달한다. 자산 규모는 시장 개설 초기인 2002년 10월 3400억원에서 50배 넘게 상승한 수치다.
ETF 성장에는 주식형 ETF와 채권형 ETF의 순자산 규모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주식형 ETF는 지난해말(12조464억원) 대비 17.17% 증가한 14조1151억원을 기록했다. 채권형 ETF도 1조5014억원에서 32.02% 늘어난 1조9822억원을 기록 중이다.
올해도 미래에셋 TIGER 로우볼 ETF, KODEX 10년국채선물 인버스, 교보악사 파워국고채 ETF 등 6개 ETF 상품이 새로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합성 ETF까지 가세할 예정이어서 ETF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합성 ETF는 주식, 채권 등을 편입하는 전통적인 ETF와 달리 장외 스와프거래 등을 활용해 지수를 복제·추종하는 ETF를 말한다. 다양한 지수나 상품가격을 추종하는 ETF 출시가 가능해져 ETF 시장의 그만큼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상품에 대한 쏠림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체 거래량 가운데 레버리지 ETF, 인버스 ETF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전일 총 거래량인 4745만9175주 가운데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3635만3968주가 KODEX 인버스와 KODEX 레버리지의 거래량이다.
반면 ‘GREAT SRI’, ‘TIGER 금속선물(H)’, ‘파워 국고채 ETF’ 등 5종목은 거래량이 ‘0’였다. 거래량이 10주에 못 미치는 종목도 9개에 달했다.
아울러 지난달 26일에는 5개 상품이 상장폐지 되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가 소규모 ETF 5개의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상장폐지되는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태양광,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블루칩30과 TIGER 인버스국채3Y, 우리자산운용의 KOSEF 인버스와 KOSEF Banks 등 총 5개로 모두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고 설정액도 늘어나는 등 ETF 시장 자체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인버스, 레버리지 등에 편중 되면서 풍요 속의 빈곤 현상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