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을 늘린 과자들의 면면을 보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기가 있는 제품들이다. ‘꼬깔콘 고소한 맛’, ‘치토스 매콤’, ‘콘칩’, ‘구운양파 매콤’, ‘ABC초콜릿’ 등 크라운해태제과와 롯데제과 등의 과자와 초콜릿이다. 이들은 이마트 과자 매출의 25%나 차지한다.
이마트측 관계자는 중량을 늘리고 가격은 그대로 놔둔 건 불황 탓에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올해 초 일부 점포에서 이처럼 중량을 늘린 상품을 선보이자 품목에 따라 매출이 5~15%나 상승해 확대키로 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또 포장 폐기물 발생을 줄이기 위해 이날부터 생산하는 스낵의 포장 공간비를 35% 줄여 과자 규격은 전반적으로 작아진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제과업계에서는 제품이 깨지는 문제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질소 충전을 활용해 왔다. 지난해 환경부 조사에서는 ‘구운 양파’의 경우 질소 충전량이 내용물보다 많은 59.2%나 차지했다.
환경부는 지난 3월 질소를 넣어 봉지 부피를 키우거나 과자 상자 속에 완충재가 많이 들어간 과자류의 포장 빈 공간을 35% 이내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발표했다. 1일부터 그동안 포장으로 보지 않던 질소포장 부분을 포장재에 포함함에 따라 질소포장 상품의 내용물이 65%에 미달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마트와 제과업계의 이번 용량 늘리기는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그동안 제과업체들이 질소 주입량을 통해 소비자들을 속여왔다는 반증도 된다. 그동안 과자가 깨질까봐 질소 주입량을 줄이지 못한다는 것은 쌔빨간 거짓말인 된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보다 저렴한 과자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자 주요 과자 협력사와 수개월 동안 협의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중량을 늘린 과자 품목 수를 늘릴 것”이라고도 말했다.
사실 제과업체들은 질소 용량으로 장난질을 치기도 했지만 실제 과자 용량을 줄여 편법으로 가격 인상을 하기도 했다. 가격은 그대로 놔둔 채 껌 1~2알을 뺀다든지, 과자 서너 개를 덜어냈다가 덜미를 잡혔다.
소비자들은 불황에도 민감하지만 해당 업체가 얼마나 정직한지도 평가한다. 남양유업 사태나 편의점 CU의 경우가 적절한 예다. SNS를 이용한 모바일 마케팅이나 다른 식품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처럼 아무리 선진 마케팅 기법으로 무장해도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신뢰를 주지 못하면 소비자들은 등을 돌린다. 제과업체들이 더이상 용량을 이용한 장난질을 그만두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