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기 착륙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자동속도설정 기능(오토스로틀) 작동 여부가 쟁점화되고 있다.
10일(한국시간)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고 당시 조종을 맡은 기장과 교관 기장은 이 기능이 설정한 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미국 조사당국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스로틀은 조종사가 원하는 속도를 입력하면 비행기가 스스로 속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장치다.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데버라 허스먼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두 기장이 착륙 준비를 하면서 오토스로틀을 작동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착륙 때 비행기가 권장 속도인 137노트(시속 254㎞)로 날도록 이 장치를 설정했으나 103노트로 활주로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허스먼 위원장은 “조종사들은 비행 속도가 설정보다 느리고 고도도 낮다는 사실을 200∼500피트 상공에서 인지했다”며 이어 “급히 속도를 높여 기수를 올리려 했으나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사고기를 정식으로 조사했을 때 오토스로틀은 ‘작동 가능 상태’인 암드(armed)였다”고 설명했다. ‘암드’란 ‘완전한 작동 상태(engaged)’는 아니지만, 작동이 가능한 위치를 일컫는다.
국토교통부도 10일 오후 브리핑에서 양국 합동조사단이 조종석의 오토스로틀 레버가 ‘암드’ 상태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 당국은 오토스로틀 작동 여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으며, 블랙박스와 비행기록 점검 등 추가 조사를 거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