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산점제로 국방위와 대립 … 위안부 문제 해결 등 국제공조
여성, 청소년, 가정폭력 등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는 국회 상임위가 여성가족위원회다. 일본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최근엔 군 가산점제 문제를 놓고 국방위원회와 대립하고 나서 향후 법안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군 가산점제 문제, 여성 일자리 창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을 다루고 있는 여가위를 살펴본다.
◇ 여가위 당•정 “군 가산점 부활 반대” = 1961년 도입된 군 가산점제는 1999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폐지됐다. 이후 군 가산점제 부활 법안은 17대와 18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으나 여성계 등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앞서 국방위 소속의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공무원 등의 채용 시 군필자에게 과목별 득점의 2% 범위에서 가점을 주고, 가점으로 합격하는 인원이 모집 정원의 2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군 가산점 도입과 관련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국회 여가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달 13일 여성가족부와 당정협의를 열고 ‘군 가산점’ 제도의 재도입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제도 재도입을 추진 중인 국방위 소속 여당 의원 및 국방부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여가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현숙 의원은 “군 가산점제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났다”며 “이를 재도입하는 것은 여성과 장애인의 반발을 불러 사회적 갈등이 우려되므로 신중히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도 성명에서 “군 가산점제는 여성을 차별하고 국민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제도”라면서 “이 제도의 재도입은 여성 대통령 시대에 성 평등 사회를 만드는 데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여성계의 반대와 달리 국방부의 추진 의지는 강하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원칙적으로 군 복무로 인한 기간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 수 없다”며 “어떤 형태로든 군 가산점제가 부활돼야 한다”며 도입 의지를 밝혔다.
◇ 위안부 망언, 여성인재 10만명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 지난 5월 ‘일본군 위안부가 당시에 필요했다’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의 망언 등과 관련해 여가위는 일본의 역사 왜곡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제공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당시 여가위 소속 새누리당 김희정•류지영 의원, 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하시모토 망언에 항의의 뜻을 전하고 국제적 공조를 추진하기 위해 일본과 필리핀, 대만 방문에 나선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여가위 소속 여성 의원들은 지난달 5일 ‘아시아 여성 정치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네트워크에는 한국, 필리핀, 대만의 여성 정치인들과 일본의 일부 양심 있는 여성 정치인이 함께할 것”이라며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이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대, 일본 여성 의원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인 이슈로 바꾸고 공론화하는 단계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여가위는 여성가족부 당정협의에서 △경력단절 대졸여성 특화 새일(새로운 일자리)센터 설립 △여성인재 10만명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마련 등의 여성 관련 정책을 제시했다. 또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위해 여성부 차원에서 양질의 일자리 전형을 만들기로 했다.
여성의 경력단절 해소 방안과 관련해선 직업훈련교육 대상도 기존 저숙련•저임금 중심에서 고숙련•고학력 여성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구체적으로 정부와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부터 여성 위원, 여성 관리자 비율을 단계적으로 늘려가고 여성인재아카데미를 통해 여성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다른 부처와의 협력을 강화해 공공부문부터 여성 일자리 확대를 현실화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조윤선 장관은 지난달 13일 대정부질문에서 “여가부 내에서 스스로 일자리 창출 기회가 많지 않다”며 “대신 각 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정책을 그때그때 파악해 정책을 추진하는 단계부터 여성 일자리를 함께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