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베-창기라이 경합 치열…한국대사관, 교민에 안전 주의 당부
아프리카 남부 국가 짐바브웨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가 진행됐다.
이번 선거에는 아프리카 최고령 장기 집권자인 로버트 무가베(89) 대통령과 야당의 모건 창기라이(61)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창기라이는 지난 4년 동안 무가베와 함께 거국정부를 구성해 총리를 맡아온 인물이다.
이번 선거에는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졌으며 선거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수도 하라레 등지의 투표소에는 이날 이른 새벽부터 유권자들이 줄을 지어 서 있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뜨거운 투표 열기를 보였다고 EWN 등 남아프리카공화국 언론매체들은 보도했다.
짐바브웨 유권자는 640만여명이다.
이날 선거에서는 향후 5년 동안 이 나라를 이끌 대통령과 210명의 국회의원, 9000여명의 지방자치단체 의원을 뽑는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08년 대선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 선거 이후 결과에 불복해 폭력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수도에서 투표한 뒤 정부 여당이 부정행위를 저지를 것이라는 우려를 야당의 정치 공세로 일축했다.
아프리카연합(AU) 선거감시단은 성명에서 투표가 절반 가량 진행된 가운데 대부분 투표소에서 질서 있고 평화적으로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창기라이 총리가 이끄는 민주변화운동(MDC)은 그러나 이날 성명에서 “선거관리 당국이 야당 지지율이 높은 도시 지역의 투표 진행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창기라이 총리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무가베 측이 선거 결과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남아공이 가입한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에서 파견된 버나드 멤베 선거감시단장은 지난달 29일 현재 640만명의 유권자 명부가 공개되지 않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유권자 명부는 다음날인 30일 밤 공개됐다.
짐바브웨는 지난 2008년 대선 이후 유혈 폭력사태가 발생해 창기라이 지지자 약 200명이 숨졌다. 이후 SADC 등 국제사회의 중재로 무가베 대통령-창기라이 총리의 거국정부가 2009년 구성됐다.
짐바브웨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번 선거와 관련해 비상사태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교민들에게 안전에 주의하도록 당부했다. 짐바브웨에는 110명가량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