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글로벌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한국 영업권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나 떨어졌다며 손상 처리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해 한국에 진출한 SC그룹은 매년 영업권 가치를 평가해왔다.
이와 관련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상반기 세전 순이익은 1억3700만달러로 10억달러를 손실로 처리함에 따라 상반기에 8억6300만달러 손실을 보게 됐다. SC그룹은 상반기 그룹 전체 순이익이 16%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영업권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C가 언급한 대외적인 이유는 한국 영업환경 악화다. 또한 금융당국의 복잡한 규제 정책도 영업을 어렵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SC 측은 정부의 개인회생 등 빚 탕감 정책으로 인해 대출 손실이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C는 국내에서 6~7위권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C가 진출해 있는 다른 아시아 지역과 비교해도 한국 실적 악화는 두드러진다. SC는 인도와 중동 및 남아시아(MESA) 지역에서는 각각 전년 상반기 대비 45%, 46% 성장을 기록했지만 한국에서는 영업권 가치 손실을 제외하더라도 세전 순이익이 1억3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이와 관련 자스펄 싱 빈드라 스탠다드차타드(SC) 아시아 최고경영자(CEO)는 빈드라 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SC은행의 한국시장 영업에 대한 단기적인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밝다"면서"우리는 한국 비즈니스에 계속 전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피터 샌드 SC CEO는 올해 한국시장이 어렵다면서 한국 비즈니스에 대해 비용 절감 등 '구조 조정(restructure)'을 단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때문에 금융계에서는 SC가 한국 은행업에서는 철수하지 않지만 금융지주사 체제를 해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자회사인 SC저축은행과 캐피털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