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에 대한 기업의 폭넓은 지원이 기업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시대다. 때문에 기업들은 매년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메세나·Mecenat)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LG연암문화재단의 ‘스쿨콘서트’는 전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순수예술공연을 보여줘 청소년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높이고자 기획된 사업으로 메세나의 좋은 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차그룹 토요 아트 드라이브’는 전국의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건전한 토요 여가 활동을 제공하고자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됐다. 또한, 한화그룹의 ‘한화예술더하기’, 벽산문화재단의 ‘넥스트 클래식(NEXT Classic)’ 등을 통해 메세나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대기업 중심으로 메세나 활동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경제 불황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정부, 기업, 경제연구소 등 각종 단체가 내놓는 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고스란히 문화 산업 지원액 감소로 이어졌다. 최근 한국메세나협회가 발표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액이 1602억7000만원으로 2011년(1626억9000만원)에 비해 1.5% 감소했고 지원 건수도 1608건에서 1357건으로 줄어 15.5% 하락했다.
기업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액의 감소가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경기 악화보다 감소세가 크지 않았다는 점과 참여 기업 수가 전년도(2011년)에 비해 509개에서 566개로 11.2% 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메세나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된다는 신호다.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지원에 참여 기업 수가 늘어난 것은 경제 5단체 주요 기업들이 주축이 돼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대기업의 그룹 차원 지원은 문화재단 활동을 통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으로 이어졌다.
감소세가 이어진 가운데 재단부문과 기업부문 지원 총액 순위에서 삼성문화재단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1위에 올랐다. 특히 기업 출연 문화재단의 지원 총액은 649억7800만원으로 총 지원액의 40.6%를 차지했다. 지원 총액 순위는 문화재단의 경우 지난 1998년 집계 이후 줄곧 정상을 차지한 삼성문화재단이 1위를 지켰다. LG연암문화재단이 2위로 뒤를 이었고, 3위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차지했다. 두산연강재단과 GS칼텍스재단이 그 뒤를 이었다. 기업부문은 현대중공업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고 2위는 홈플러스가 차지했다. 이어 현대백화점, KT, KT&G 순이었다.
이처럼 메세나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기업과 사회 모두에게 의미를 가진다. 기업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수행함으로써 이미지를 향상하는 효과를 얻는다. 또한, 메세나를 통해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감수성을 키운다. 기업이 문화예술 분야로의 지원과 관심을 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많은 기업이 메세나를 통한 사회공헌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 참여를 망설이는 기업에선 문화 행사에 거액을 후원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