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강소기업이 답이다]농우바이오 “글로벌 웰빙 채소로 세계인 밥상 장악”

입력 2013-10-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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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토마토 등 수출 품종 주력… 2022년까지 유럽·남미 진출 목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업은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근본’이라는 뜻으로, 농업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가는 현 세대에 교훈이 되는 문구다.

농우바이오는 지난 46년 동안 이 같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종자기업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1998년 IMF 당시 유수의 국내 종자기업들이 쓰러지거나 해외 기업들에 흡수될 때도 농우바이오는 독자기업으로서의 위치를 묵묵히 지켜 나갔다.

이 같은 노력으로 농우바이오는 현재 약 1400억원 규모의 종자시장에서 리딩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선정하는 ‘월드클래스 300’에 종자기업 최초로 선정된 것도 이 같은 입지를 방증한다. 농우바이오는 지속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을 강화하는 한편 곡물분야, 생명공학사업 등 신사업도 모색 중이다.

▲농우바이오 직원들이 밭에서 시험재배 중인 채소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농우바이오)

◇웰빙채소 종자 개발… 브라질·스페인 등 해외법인 4곳 추가= 농우바이오는 그동안 무, 고추, 수박, 배추, 호박, 파, 오이 등과 같은 한국형 채소에 집중해 왔다. 내수 비중도 수출보다 단연 높았다. 그러나 농우바이오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주력 품목과 경영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한국형 채소에서 글로벌 웰빙형 채소로, 내수 중심에서 수출 중심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이다.

농우바이오가 관심을 두고 있는 종자 품목은 수입의존도가 높은 토마토, 파프리카, 양배추, 브로콜리 등이다. 특히 토마토는 부가가치가 높고 수요가 많은 만큼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연구개발(R&D)본부 내 토마토 연구팀은 당도와 식감이 우수하고 저장성이 좋은 대추형 미니토마토인 ‘미니찰토마토’, 토마토황화위축바이러스(TYLCV)에 내병성을 갖춘 ‘티와이알토랑토마토’ 등을 개발했다.

정용동 농우바이오 대표는 “토마토는 지역별, 국가별로 선호하는 맛, 크기 등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품종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망도 지금보다 넓힐 계획이다. 현재 농우바이오 해외법인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미국, 미얀마에 설립돼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중장기적으로 브라질, 스페인, 터키, 러시아에도 법인을 신설해 전 세계인의 밥상에 농우바이오 종자에서 탄생한 제품을 올려놓겠다는 포부다.

이를 바탕으로 수출 역량을 강화해 오는 2016년에는 수출이 내수를 역전하고 2017년부터는 수출이 내수의 두 배가 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농우바이오가 달성한 매출 606억원은 내수 약 72%(436억원), 수출 약 28%(170억원)로 이뤄졌다.

농우바이오는 ‘생명의 근원인 농·생명 산업 발전에 헌신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정신으로 오는 2020년 ‘글로벌 톱10’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정 대표는 “우선 세계 10위권 수준인 일본의 ‘사까다’, ‘다끼’와 같은 아시아권 종묘회사를 타깃으로 보고 있다”며 “유럽 종묘회사의 경우 채소 종자만 전문으로 할 뿐만 아니라 화학, 곡물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곡물·생명공학사업 등 신사업 ‘강화’= 농우바이오는 곡물종자 연구, 생명공학 사업과 같은 새로운 영역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지난 40여년간 입지를 굳혀온 채소농업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트렌드 변화와 기업 역량 강화를 위해 활동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최근 농우바이오는 그동안 접근하지 않았던 곡물종자 분야 중 옥수수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유럽 지역을 포함한 세계의 주식이 갈수록 밀, 콩, 옥수수 위주로 짜여진다는 점을 고려해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정용동 대표는 “옥수수는 식용과 사료용으로 나뉘는데 식용은 품질과 맛을 위주로 연구해 기존 제품인 찰옥수수, 스위트콘 쪽으로 사업화할 수 있다”며 “사료용은 재배의 안전성과 수량을 고려해 육성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수수의 경우 대체연료인 에탄올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명공학 사업은 크게 고기능성 채소작물 개발, 유전체 사업 및 DNA 칩(chip) 개발 두 가지로 나눠 추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고기능성 채소작물 개발연구에는 △비타민C 함량이 높은 채소 △채소류 및 과채류의 색소변환 △인체의 내병성 제고 △식미 개선과 연결되는 품종개발이 속해 있다. 유전체 사업 및 DNA 칩 개발의 경우 고추의 유전자 총체를 DNA 칩에 넣어 각종 질병 테스트에 사용하고 식물병의 진단 및 식물의 성장, 발육, 노화과정을 예견할 수 있는 DNA 칩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우바이오는 이처럼 기술집약적 종자기업의 특성을 반영해 매년 많게는 20%에 달하는 R&D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의 15.4%에 달하는 94억원을 R&D에 사용했다. 현재 농우바이오 생명공학연구소는 5개 팀(분자육종, 마커개발, 마커분석, 기초연구, 병리연구)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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