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팀 항공료•체재비•경기장 사용료… 최고 20만원선 티켓값•중계권료 합쳐도 수익 없어
언뜻 관계가 없어 보이는 클럽팀과 대표팀이지만 두 팀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바로 아르옌 로벤이다. 경기가 열린 사연은 약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10 시즌 종료 후 바이에른 소속의 로벤은 네덜란드 대표팀에 합류해 2010 남아공월드컵을 치렀다. 하지만 당시 로벤은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고 그런 상황에서 결승전까지 무려 5경기를 소화했다.
소속팀 복귀 후 부상이 악화된 로벤은 결국 2010-11 시즌 개막 이후 전반기 17경기를 모두 결장했다. 부상 때문에 그의 대표팀 차출을 반대했던 바이에른은 그가 더 심각한 상태로 복귀하자 결국 폭발했다. 네덜란드 축구협회에 보상을 요구한 것. 바이에른의 칼-하인츠 루메니게 이사장은 “선수의 소유권은 클럽에 있다.
대표팀은 자신의 소유도 아닌 선수를 무상으로 쓴다. 부상을 당하면 고스란히 클럽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로벤은 이미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경고했지만 네덜란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드시 책임을 져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년 가까이 끌어오던 이들 간의 분쟁은 결국 네덜란드 축구협이 바이에른과 친선경기를 열고 수익금을 모두 주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마무리됐다. 당시 친선전에 약 3만300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바이에른은 방송중계권료를 포함해 약 200만 유로(약 29억15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로벤의 주급이 1억원을 조금 넘고 부상으로 약 반 년간 그를 활용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바이에른은 결과적으로 엇비슷한 보상을 받은 셈이다.
각국 대표팀에서 선수를 차출하는 것은 규정에 의거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연간 국제경기 일정을 근거로 대회의 경중에 따라 선수들을 소집할 수 있다. 공식 A매치 데이는 경기일 기준 48시간 전부터 소집이 가능하고 월드컵 예선은 4~5일 전, 대륙별 선수권대회는 개막 2주 전부터 소집할 수 있다.
각국 협회는 외국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표팀으로 호출할 경우 왕복 항공료를 지불한다. 규정에 따라 클럽이 선수를 내줄 의무는 있지만 항공료까지 주진 않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해외파들에게 비즈니스석을 제공한다.
해외 원정길에 오를 때도 마찬가지다. “2002 한일월드컵을 전후해 대표단에 대한 처우가 많이 개선된 것”이라는 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는 다른 종목과의 형평을 고려해 수당이 인하됐지만 2002년 당시에는 15만원 이상의 일일 수당도 지급됐다”고 덧붙였다.
물론 대표팀 경기에는 승리수당도 지급된다. 월드컵 같은 큰 경기는 별도로 책정되지만 일반적인 A매치의 경우 선수들은 200만~300만원의 승리수당을 받는다. 이웃나라 일본 역시 대표선수들에게 수당을 지급한다. 2010년 12월 아시안컵을 앞둔 시점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선수협회는 당시 “10만~20만엔 정도의 승리수당을 100만엔 수준으로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의 하라 히로미 기술위원장은 “월드컵 승리수당이 200만엔이었고, 성과급도 600만엔 수준”이라며 선수협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한국은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렀다. 초청비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지만 20억~30억원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비싼 좌석은 국내에서 열린 평가전 사상 유례없는 20만원이었지만 발매 하루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고가의 초청비용은 비용 증가를 초래했고 이는 티켓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팬들의 호응으로 6만5000석 이상의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만원사례를 이뤘다.
높은 수준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라면 팬들 역시 돈을 쓸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하지만 티켓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협회는 브라질전을 통해 수익을 내기 힘들었다. 10억원 안팎의 중계권료와 만원사례 시 약 30억원의 입장 수입이 발생하지만 원정팀 항공료와 체재비, 그리고 경기장 사용료 등도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이 한국과의 경기 후 곧바로 중국으로 이동해 또 한 번의 평가전을 치러 초청비는 다소 줄일 수 있었지만 실질적인 소득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