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 '제네시스'가 가야 할 길- 권태성 산업부 기자

입력 2013-11-2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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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에서 또 물이 새네요. ‘네’ 현대차는 원래 그렇게 타는 겁니다. ‘시’속 80km/h로 박아도 에어백이 안 터지네요. ‘스’스로 호구 인정하셨네요.”

현대자동차의 신형(2세대) 제네시스를 주제로 한 네티즌이 지은 4행시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를 알리기 위해 이달 초 ‘제네시스 4행시 짓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총 418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이 가운데 현대차에 불만을 표시하거나 차량 결함을 비꼬는 문구가 많았다.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신형 제네시스는 해외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바꿀 중요한 카드다. 노후화된 프리미엄 모델 라인업을 교체하는 것은 물론, 중·소형차 위주로 인식된 브랜드 인지도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몽구 회장의 신형 제네시스 발표회 참석과 VIP 대거 초청은 그만큼 현대차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먼저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려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이번 4행시 이벤트에서 나타나듯 일부 국내 소비자들은 싼타페 누수, 제네시스 리콜 문제 등을 거론하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안전 문제는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타협의 대상이 아닌 반드시 지켜져야 할 대원칙이다.

다행히도 현대차는 품질 강화를 위해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이 최근의 품질 관련 논란을 책임지고 사의를 표명했는가 하면, 정몽구 회장은 지난 23일 신형 제네시스의 초고장력 강판을 생산하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를 찾아 직접 자동차강판 품질을 점검했다.

현대차가 누적계약 5000대를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는 신형 제네시스의 돌풍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품질 경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 내수용과 수출용이 다르다는 소리가 안 나오도록 합리적인 가격과 옵션을 결정해야 한다. 당연하지만 가장 어려운 길. 새 출발을 앞둔 신형 제네시스가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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