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총 5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강도 높은 자구개선 계획안을 내놨다.
양사는 19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계획안을 의결, 오후에 설명회를 개최했다.
대한항공은 주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총 3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800%대까지 상승한 총 부채비율을 400%대로 낮출 방침이다. 우선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3198만주 중 3000만주를 매각해 2조200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와 협의 과정을 거쳐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확보 금액 중 1조500억원은 한진에너지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대한항공은 1조1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또 2년 간에 걸쳐 연료 효율성이 떨어지는 B747-400, B777-200 등 노후 항공기 13대도 매각해 2500억원을 마련한다. 더불어 율도 비축유기지와 교육원 등 부동산 및 투자자산 등도 매각해 추가로 1조400억원을 확보키로 했다.
이 과정을 통해 대한항공은 2013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 806%를 2014년 560%, 2015년 400%로 낮출 계획이다.
단, 항공기 도입에 대한 공격적 투자 기조는 그대로 유지한다. 이상균 대한항공 부사장은 “고객 만족과 연료 효율성을 위해 10~15년 된 비행기는 계속 바꿔줘야 하므로 항공기 투자 계획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항공기는 3년 전부터 주문 등을 통해 계획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간 약 10대 정도 도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진해운 홀딩스 사옥과 한진해운 주식을 담보로 한 1000억원 추가 대출 지원을 결정했다. 단 은행의 한진해운에 대한 3000억원 대출(3년 만기)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또 내년 상반기 에는 한진해운 유상증자(4000억원)에 참여할 예정이다. 유상증자에 참가할 경우 대한항공은 최대주주로 올라설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31일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 15.36%를 담보로 한진해운에 1500억원을 긴급 수혈한 바 있다.
이날 한진해운도 비주력사업부 유동화, 비영업용자산 매각, 주주지원, 외부자금 조달, 금융단 지원 등을 통해 1조9745억을 조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한진해운은 전용선 사업부문 유동화 3000억원, 터미널 유동화 3000억원 등 비주력사업부문 유동화를 통해 6000억원을 마련키로 했다. 해외 사옥 등 해외부동산, 유가증권 등 비영업용자산 매각을 통해 약 90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유상증자(제3자 배정) 4000억, 대한항공 1, 2차 차입금 2500억원 등의 주주지원과 신디론 지원과 일반대출 만기연장 등 금융단 지원(4440억원)도 한 몫을 한다. 이 외에도 자산관리공사 선박 13대 매각(1672억원) 등으로 외부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선박 인수 후보도 어느 정도 확보가 된 상태다.
영업수지 개선 계획도 발표했다. 노후 비경제선 13척 매각 또는 폐선과 선복원가절감 및 공급축소를 통한 노선 수익성 제고를 통해 1431억원의 영업손실이 축소될 전망이다. 1203억원에 달하는 화물변동비, 연료비 절감과 219억원의 벌크적자사업 철수 및 축소안도 포함됐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 선박 매각 △컨테이너 적자노선 통폐합 및 철수 △컨테이너 비용절감 △벌크적자사업 철수 및 축소 등 4가지 구조조정 계획을 통해 총 3729억원의 영업손실 축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한진해운은 내년 금융기관 차입금 4304억, 회사채 780억, 선박금융 5844억, 장비금융 1526억 등 총1조2454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회사채는 신속인수제를 통해 원금(3900억)의 80%을 차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