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수도권 입주 아파트 35% 줄어… 강남 재건축 1만5000가구 이주도 부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세시장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 부진 속에 집값상승 기대감이 약해 부동산 거래가 크게 활성화되기 어려운 데다 전세물건은 부족하고 수요는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 입주 예정 아파트는 5만947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수도권만 따져봤을 때 1만7209가구로 작년과 비교해 35.4%가량 줄어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수도권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데다 서울 강남에서 이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가 1만5000여 가구에 달해 전세난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부동산114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수도권 거주자의 10명 중 7명이 올해 전셋값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셋값과 관련해 응답자의 34.8%가 ‘큰 폭 상승’, 37.5%가 ‘완만한 상승’이라고 답해 72.3%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은 “주택공급은 다소 늘지만 공급 부족을 해소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러 요인을 종합해볼 때 전세가격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상승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세 세입자의 매매전환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전세가격 안정대책은 기존 전세 세입자들의 매매 전환을 촉진시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많지 않았다.
올해 전세 계약을 다시 해야 하는 2년차 아파트는 전국 252개 단지 총 14만9572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은 전세물량의 수급 불일치 현상은 당장 해소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같은 전셋값 폭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초 봄 이사철 수요 때까지 완만하게 오를 수는 있겠지만 그 시기만 지나면 지난해 같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전셋값이 연평균 10%나 오르는 등 상승 피로감이 겹쳐 올해는 지난해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방은 크게 문제 되지 않겠지만 수도권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