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60만원 이하 중저가 드라이버 70% 점유…고가 드라이버 고공행진
골프채 시장에도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장기 불황과 소비 위축으로 인해 중저가(60만원 이하) 드라이버 매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200만원 이상 고가 드라이버도 평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상승했기 때문이다.
박상석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골프숍 헤드프로는 “최근 골프채 시장은 고가와 저가 시장으로 양분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골프채 구입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가격을 꼽고 있지만, 고가 프리미엄 드라이버만을 선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시즌 골프채 시장은 중저가 모델과 고가 프리미엄 모델군의 격전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상석 프로는 “고가 드라이버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일부 부유층으로 판매량만 따지면 30%를 밑돌지만, 매출로 환산하면 중저가를 능가, 매출 기여도가 대단히 높다”고 밝혔다.
현재 중저가 모델에 주력하는 브랜드는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골프, 핑골프, 나이키골프, 코브라골프 등 미국 브랜드다. 대부분 60만~70만원 이하로 젊은층이나 구력이 길지 않은 초·중급자 사이에 인기다.
특히 테일러메이드는 대표적 중저가 브랜드로 올해는 제트 스피드 드라이버로 눈길을 끌고 있다. 25% 넓어진 스위트 스폿과 무게중심을 앞쪽에 둠으로써 런 발생을 늘렸다는 게 수입사 측의 주장이다.
강상범 핑골프 마케팅 차장은 “갈수록 골프채 시장의 가격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소비자들의 정보력이 수입사 직원들을 압도할 정도다. 이제 고가 마케팅 전략은 어느 정도 한계가 온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현재 고가의 프리미엄 드라이버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는 혼마골프를 비롯해 마루망, 아키라, 미스테리골프, 조디아골프, PRGR 등으로 대부분 200만원 이상의 일본 브랜드다.
프리미엄 드라이버의 선두주자는 단연 혼마골프다. 특히 혼마 5스타는 국내 유통 드라이버 중 최고가(600만원)로 30만원대 최저가 모델과는 무려 570만원 차이다. 소켓(헤드와 샤프트의 연결부)에는 24K 금 메탈과 플래티나(백금) 메탈이 장착돼 있어 소장용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게 수입사 측의 설명이다.
혼마 5스타에 버금가는 고가 드라이버는 마루망 마제스티 서브라임(395만원·백화점 판매가)으로 곡선의 조형미를 살린 헤드 디자인이 특징이다. 극박 페이스를 실현, 비거리 성능을 높였다는 게 수입사의 설명이다.
최근 T901 드라이버를 출시해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는 조디아 골프도 고가 프리미엄 골프채 시장에 뛰어들었다. 헤드는 440㏄ 공인으로 헤드 가격만 120만원이다. 원하는 샤프트로 맞춤 제작이 가능하지만 완제품은 200만원이 넘는 고가인 만큼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다.
김성남 혼마골프 본부장은 “과거에 비해 골퍼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그러나 고가 프리미엄 드라이버를 찾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며 “앞으로도 일부 VVIP만을 위한 프리미엄 모델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현명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골프숍 프로골퍼는 “올해는 어느 해보다 시장의 양분화가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저가 경쟁 속 치솟는 고가 프리미엄 드라이버가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얼마나 열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증이 앞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