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언팩행사를 MWC 기간에 맞춰 개최하는 것은 지난 2011년 갤럭시S2 이후 처음이다. 또 전작인 갤럭시S4 공개일이었던 지난해 3월14일 뉴욕 언팩행사보다 20일 정도 빠른 일정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갤럭시S5가 3~4월 경 별도의 언팩행사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5를 조기에 공개하는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첫번째는 비용 절감이다. 모바일 언팩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투입되는 행사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뉴욕 록펠러 센터에 위치한 라디오시티에서 언팩을 개최하고 국내외 취재진을 비롯해 3000여명이 넘는 관객들을 초청했다. 행사 직후 라디오시티 인근 거리에 제품 300여대를 비치하기도 했다. 단일제품으로는 사상 최대의 마케팅 비용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삼성전자가 단계적인 비용절감에 돌입했기 때문. 지난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선택과 집중, 효율화를 통해 매출 대비 마케팅 비용을 지난해보다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의 5.4%에 달하는 약 140억 달러(15조원)를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2011~2012년 수준(90억~100억 달러)으로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에도 올해는 광고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는 슈퍼볼 광고를 집행하며 1520만 달러(165억원)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많은 취재진이 모이는 MWC 2014 행사에서 언팩을 개최하며, 별도 마케팅 비용이나 미디어 초청 비용을 줄이고자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작 갤럭시S4의 판매 부진이 갤럭시S5의 조기 등판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갤럭시S4 판매량은 지난해 2분기 2050만대에서, 3분기 1450만대, 4분기 1000만대로 급락했다. 사실상 신제품으로의 수명이 다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86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전 분기(약 8840만대)보다 2.7% 감소했다. 이 회사의 휴대폰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2009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를 조기에 출격시켜 갤럭시S4의 판매 부진을 상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갤럭시S5는 5.25인치 QHD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OIS(손떨림보정기능)이 적용된 1600만화소 카메라 탑재가 유력하며 64비트 엑시노스 또는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탑재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