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모델 지젤 번천과 미란다 커의 공통점은 모두 한국 홈쇼핑 란제리 모델로 나섰다는 것이다. CJ오쇼핑은 2011년 자체 브랜드(PB) ‘피델리아’ 10주년을 기념해 ‘지젤 번천 포 피델리아’를 공개했고, 지난달 GS샵은 모델 미란다 커를 새로운 모델로 영입해 글로벌 브랜드 ‘원더브라’ 신규 라인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최근 홈쇼핑의 ‘란제리 전쟁’이 뜨겁다. 특히 CJ오쇼핑과 GS샵은 각각 프랑스, 미국 등 패션 본고장에서 란제리 쇼를 열고 프라임 시간대에 란제리 방송을 집중 편성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CJ오쇼핑이 2001년 홈쇼핑업계 최초로 론칭한 PB상품인 피델리아는 누적 매출 5000억원, 분당 5세트 판매, 시간당 10억원 매출 등 각종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2년 파리 리옹 모드 컬렉션 무대에 국내 란제리 브랜드 최초로 참여했고, 지난 1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 언더웨어 패션쇼인 파리 ‘2014 살롱 인터내셔널 드 라 란제리’에 역시 한국 브랜드 최초로 오프닝을 장식했다.
CJ오쇼핑은 2001년 이신우, 2007년 박윤정, 2009년 미셀 샤리에, 2010년 송지오, 2012년 베라왕 등 콜라보레이션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언더웨어 부문에서만 매출 148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목표를 155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GS샵은 원더브라 외에도 ‘스팽스’, ‘플레이텍스’ 등 세계적인 인기 브랜드로 맞서고 있다. GS샵이 지난달 미국 뉴욕 피어59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란제리 쇼 ‘2014 GS샵 뉴욕 란제리 컬렉션’ 현장에는 아담 로스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 상무 등 뉴욕 패션업계 유명인사 등 2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대표상품 원더브라는 1964년 출시 후 현재 미국ㆍ캐나다ㆍ홍콩 등 세계 200여개국에서 3초에 1게씩 판매되는 인기 상품이다. 2009년 5월 국내에 원더브라를 단독 론칭한 GS샵 역시 총 312회 방송 동안 연일 매진 기록을 세우며 450만 세트를 판매했다. 이는 2000억원이 넘는 금액 규모로, 원더브라는 매년 GS샵 연간 히트상품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GS샵 언더웨어 취급고는 지난해 1500억원이었고, 올해 목표는 1600억원이다.
홈쇼핑업계 란제리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언더웨어 시장규모 1조7000억원 중 5000억원 정도가 홈쇼핑 채널에서 거래된다”며 “제품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보다 TV 또는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것을 편하게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란제리는 누구나 매일 입는 생필품인 데다 유행 주기가 빠르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유통채널 입장에서 효자 품목 중 하나”라며 “대량 유통으로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성할 수 있는 홈쇼핑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