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산업 올해 12개 증가… 기업 양극화 심화

입력 2014-03-1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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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대기업이 국내 생산량을 좌지우지하는 산업 독과점 구조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6일 통계청의 2011년 광업·제조업 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시장 구조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위 1개사가 5년 연속 출하액 점유율 50%를 넘거나 상위 3개사가 75%를 넘는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은 정유, 승용차, 화물차, 담배, 설탕, 인삼, 맥주 등 59개에 달했다. 전체 광업·제조업에 속한 476개 산업 중 12.4%로, 한해 전보다 12개나 늘어났다.

수프 및 균질화식품, 천연수지 및 나무화학물질, 인조모피, 열간 압연 및 압출제품, 기타발효주, 가정용유리, 코크스 등 7개 산업은 독과점 산업에 새로 포함됐다.

철광업, 복합비료, 화약, 타이어 등 4개 산업은 독과점 산업에서 한동안 빠졌다가 재진입했다.

이동전화, 주방 가전, TV, 전투용 차량, 금·은·백금, 기타 광업지원 서비스업, 편조제품 등 7개 산업은 2008년 통계청이 산업 분류를 세분화하면서 새로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으로 편입됐다.

커피, 소주, 재생섬유, 타이어재생 등 6개 산업은 독과점 산업에서 제외됐다.

전체 광업·제조업에서 상위 기업에 생산이 쏠리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도 높아졌다.

산업별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을 가중평균한 산업집중도(CR3)는 2011년 56.1%로 2010년(54.9%)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액 가중치를 고려하지 않고 산업별 집중도를 단순 평균한 CR3 역시 45.2%로 0.2%포인트 높아졌다.

상위 10대 기업의 출하액, 종사자 수가 전체 광업·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일반집중도)은 26.8%로 전년보다 0.5%포인트 늘었고, 상위 50대와 100대 기업의 일반집중도는 45.2%, 51.7%로 각각 1.1%포인트씩 올랐다.

산업집중도와 일반집중도는 1980년대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였으나 2000년대 초반부터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하위 기업의 생산활동이 증가해 산업집중도와 일반집중도가 하락하지만 불황일 때는 하위기업의 퇴출이나 생산감소로 집중도가 상승하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2000년대 초반 벤처 붐이 가라앉고 반도체, 정유, 자동차, 조선 등 수출주도형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고성장을 지속한 결과도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독과점 구조의 산업일수록 수익률과 내수집중도는 높아지지만 R&D 투자는 소홀한 것으로 분석됐다.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의 평균 순부가가치비율(순부가가치÷출하액)은 35.0%로 광업·제조업 평균(28.0%)을 상회했다.

그러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평균 1.5%로 전체 평균(1.8%)보다 오히려 낮았다. 특히 정유(0.23%), 담배(0.78%), 위스키(0.27%), 맥주(0.27%) 등의 R&D 투자비율이 저조했다.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의 내수집중도(내수출하액÷내수시장규모)는 77.4%로 전체 평균 37.7%를 크게 상회했다. 국악기(100.0%), 담배(95.8%), 기관차(91.8%)의 내수집중도가 높았다.

독과점구조 유지 산업의 해외개방도(수출수입액÷출하액)는 22.5%로 전체 평균(21.3%)을 다소 웃돌았다.

공정위는 정유, 승용차, 화물차, 설탕 등 시장 규모에 비해 진출 기업의 규모가 큰 대규모 장치산업은 신규 진입이 어려워 소수기업에 의한 시장지배력 행사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김성환 공정위 시장구조개선과장은 “산업집중도가 높아진 것은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출하액이 더 늘었음을 의미한다”면서 “다만 수출·수입액을 제외한 국내 출하액 기준이기 때문에 개별 산업의 실제 시장점유율과는 다소 괴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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