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100세까지 건강하게] 헷갈리는 한관종과 쥐젖, 맞춤 레이저로 해결

입력 2014-03-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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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K씨(42세·여)는 작년부터 눈 밑에 좁쌀처럼 생긴 돌기들 때문에 고민이 많다. 처음 한두 개 생겼을 땐 점이라 생각하고 치료를 미뤘던 것이 어느새 양쪽 눈 밑에 10개가 넘게 생겼다. 고객과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는 업무 특성상 신경이 쓰여 실면도로 몇 번 제거도 받았지만 금새 다시 생기곤 했다. 최근에는 돌기들의 색이 점점 진해지고 목과 가슴 주변까지 생기는 것을 보고 놀라 병원을 찾은 K씨는 쥐젖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쥐젖은 얼굴에 생기는 한관종과 생김새가 비슷해 환자들이 헷갈리기 쉬운 피부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노화가 원인이 될 수 있고,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K씨와 같은 중년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생김새가 비슷하다 해도 두 질환은 증상과 치료법이 달라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해야 한다. 쥐젖과 한관종의 구별법과 치료법에 대해 연세스타피부과 정원순 원장의 조언을 들어봤다.


방치하면 점점 번지는 ‘한관종’, 한 번에 다발성으로 나타나는 ‘쥐젖’

▲연세스타피부과 제공

한관 종은 한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 대표적인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눈 밑에 오돌토돌하게 솟아 피부가 지저분해 보이고, 화장을 하면 더 도드라져 보인다. 주로 눈꺼풀·볼·이마에 나며 드물게 전신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2~3mm의 작은 노란색·분홍색 원형이나 타원형의 구진 여러 개가 모여 나타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이에 비례하며, 유전적 영향을 받는 경우 발병 시기가 빠르고 증세도 심하다. 특히 30~40대 여성에게 좀 더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땀이 나오는 통로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기며, 진피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뿌리가 깊은 것이 특징이다. 시간이 지나면 크기가 커지고 개수도 늘어난다. 갑자기 번지면서 눈가에 주름이 생기기도 한다. 평상시 증상이 없다가도 가려움증이 있거나 피곤하면 더 두드러져 보인다.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률이 높아 증상 초기 개수가 적을 때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쥐젖은 한관종 보다 뿌리가 깊지 않다. 정확한 명칭은 ‘연성 섬유종’으로, 부드러운 섬유질로 이루어진 종양을 뜻한다. 악성으로 발전하지 않고, 전염되지 않지만 방치하면 점점 커지는 경향이 있다. 보통 1~3mm 크기로 10~20개씩 다발성으로 생기며, 드물게 팥알 정도까지 커지기도 한다. 대게 피부색과 동일하지만 붉은 색이나 갈색을 띠는 경우도 있다.

쥐젖은 비만·노화·당뇨병이나 임신과 연관해 발생할 수 있다. 평소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거나 갑자기 체중이 증가하면 크기와 숫자가 느는 경향이 있다. 남성보다는 중년이후 폐경기 여성에게 잘 생겨 피부노화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한관종과 마찬가지로 주로 눈 주변에 많이 생기지만, 마찰이 심하고 피부가 쉽게 접히는 목 주위·겨드랑이·사타구니 등에도 잘 생긴다.


쥐젖 ‘이산화탄소 레이저’ㆍ한관종 ‘핀홀 레이저’로 해결, 두 질환 모두 치료 후 관리 중요

쥐젖과 한관종은 레이저를 이용해 치료한다. 쥐젖은 증상이 있는 부위에 마취연고를 바른 후 30~40분 후 시술한다. 이산화탄소레이저나 어븀야그 레이저로 쥐젖만 골라 제거한다. 한번 치료만으로도 효과가 좋지만, 피부노화가 진행되면 다른 부위에 생겨날 수 있다. 시술하고 2일 정도 후부터 세안과 목욕이 가능하며, 7일 정도 환부에 항생제 연고를 하루 두 번씩 발라 준다. 딱지가 앉고 1~2주일 안에 딱지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피부색으로 돌아온다. 이 기간에는 환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삼가야 한다. 무엇보다 쥐젖을 손이나 기구를 사용해 뜯어내는 자가 치료는 금물이다. 이런 경우 눈으로 보이는 부분만 제거될 뿐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므로 재발 확률이 높고 흉터가 남게 된다. 또 크기가 더 커지거나 세균 감염으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치료 후 관리도 중요하다. 시술 후 딱지가 생기는데 흉터를 남기지 않으려면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손으로 뜯지 말아야 한다. 딱지가 않은 후 화장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딱지가 떨어진 다음 일시적인 색소침착이나 흉터가 생길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처방 받은 연고와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한관종도 마찬가지다. 한관종은 재발이 잦아 증상 초반에 말끔히 없애 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화학박피술·외과적절제·어븀레이저·탄산가스레이저 등을 이용해 피부를 깎아내 치료했다. 이러한 치료법은 쉽게 재발하고 너무 깊게 제거하면 홍반이나 흉터가 생기는 단점이 있어 치료 만족도가 낮았다.

최근에는 핀홀법을 응용한 프락셔널 탄산가스(CO2)레이저로 미세한 구멍을 내 치료하는 방법으로 흉터를 최소화 하고 있다. 회복이 빠르며, 시술 후 일상생활 불편을 줄인 것이 최대 장점이다. 한 번의 치료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어려워 1~3개월 간격으로 2~3회 반복 시술해야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치료법은 2011년 연세스타피부과와 연세대 의대 피부과학교실이 공동으로 미국피부외과학회지(Dermatologic surgery)에 발표해 효과를 입증 받은 바 있다.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총 35명의 환자를 2·4개월 후 각각 치료 정도를 평가한 결과, 치료 2개월 후 42.9%(15명)가 51~75%의 개선을 보였고, 34.3%(12명)가 26~50%, 14.3%(5명)가 0~25%, 8.6%(3명)가 75%이상의 치료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65.2%(23명)의 환자에게는 눈 주위의 주름 개선과 피부 결이 좋아지는 효과까지 나타났다. 이는 탄소레이저가 콜라겐 자극을 유도해 피부 탄력을 증진시키는 작용을 했기 때문이다.

연세스타피부과 정원순 원장은 “쥐젖과 한관종은 그 수가 아무리 많아도 통증이 없다. 대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방치하기 쉬운 피부질환들이다”며 “하지만 한번 생기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고, 방치할수록 개수가 늘고 치료가 길어지기 때문에 처음 나타났을 때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연세스타피부과 정원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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