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동양사태ㆍ카드정보 유출 사태 이어 '김 팀장 쇼크'까지...신제윤ㆍ최수현 어쩌나

입력 2014-03-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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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간부 KT ENS 사기대출 연루...감독 당국 신뢰 추락

금감원 간부 KT ENS 사기대출 연루...감독 당국 신뢰 추락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간부가 1조8000억원대 KT ENS 대출사기 사건 배후로 지목되면서 가뜩이나 동양그룹 사태와 카드정보 유출 등의 책임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금융감독원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감원의 신뢰와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며 금융당국으로서 금융시장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할 자격이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초 자본시장조사1국 김모 팀장(50)을 직위해제하고 총무국 소속으로 발령한 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지난달 경찰 조사과정에서 KT ENS 사기대출 사건에 금감원 직원이 연루됐다는 얘기가 나오자 금감원은 내부 감찰을 벌였고 김모 팀장이 사기범들과 어울린 사실을 확인했다.

금감원 감찰 결과, 금감원 간부인 김 팀장은 KT ENS의 협력업체인 중앙TNC 서모 대표(구속) 등과 2005년부터 친분을 쌓아왔다. 대구 출신인 김 팀장은 서씨와 동향 친구로서 함께 어울려 골프를 치고 술을 마시는 등 가깝게 지내왔다. 2008년에는 필리핀 골프여행도 함께 다녀왔다.

김 팀장은 2008년 서씨 등이 지역의 대규모 농장을 매입할 때 지분 30%를 무상으로 받기도 했다. 김 팀장이 보유한 농장 지분의 현재 가치는 약 6억원으로 파악됐다.

김 팀장은 올 초 대출사기 일당이 당국의 조사여부를 문의하자 금감원 검사착수 사실을 이들에게 귀띔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팀장은 고향 친구라서 같이 어울린 것은 맞지만 이들의 범죄사실을 몰랐고 따라서 가담한 적도 없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금감원 측은 수억 원대의 땅 지분을 받는 등 오랜 기간 향응·접대를 제공받은 사실이 적발된 만큼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범죄 가담 사실까지 알 수 없어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금감원은 추가 내부 연루자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오랜 기간 대규모 대출을 받아온 만큼 친분을 쌓으며 지내온 금융회사 직원들이 많아 추가 연루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KT ENS 사기 대출 연루자, 금감원 간부 김 팀장이 전부라고 누가 장담하나, 분명히 금감원 간부 중에 더 있을 수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동양사태에 대한 관리 감독 소홀부터 시작해 최근 카드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문책론까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금융당국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가운데 터진 것이어서 금감원 내부의 책임론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KB국민 롯데 NH농협 등 카드 3사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 "외부 유출은 결코 없다"던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정치권의 사퇴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 직원이 대출 사기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만큼 감독당국으로서의 신뢰에 큰 타격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이미 금융시장에서 금융당국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만큼 앞으로 자본시장의 불공정 사건 조사 등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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