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자회사인 현대오일터미널<사진>을 통해 정유업계 최초로 유류 저장사업을 시작한다.
현대오일뱅크는 9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읍에 위치한 현대오일터미널에서 권오갑 사장과 박종록 울산항만공사 사장, 정수철 울산항만청장, 박성환 울산광역시 부시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업용 유류 저장시설 준공식을 가졌다.
울산신항 남항부두 공유수면 8만7000㎡를 매립해 건설한 이 저장시설은 5만 DWT급 유조선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와 총 28만㎘의 석유제품을 수용할 수 있는 저유탱크를 35기 보유하고 있다. 이는 대형 탱크로리(20㎘) 1만4000대를 한꺼번에 채울 수 있는 규모다.
총 사업비 1000억원이 투입됐으며 착공 2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기계적 준공을 마쳤다. 비슷한 규모의 공사가 통상 매립부지 조성에 30개월, 상부시설 건축에 20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공기를 절반 가까이 단축한 셈이다.
이로써 몇 년 동안 표류했던 울산신항의 남항부두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그 동안 남항부두의 중앙에 남은 공유 수면이 인접 매립지의 지반 안정성을 위협하면서 사업자들이 상부시설 공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현대오일터미널은 기계적 준공을 마친 지난해 말 일본계 종합상사와 등ㆍ경유 물량 5만톤을 계약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과 싱가포르 화주들과 잇따라 계약을 체결, 현재까지 총 저장용량의 90% 이상이 채워진 상황이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석유사업자는 기름을 한 번에 많이 매입하는 것이 가격이나 운임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공사 중에도 큰 탱크가 있는 이곳에 물량을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공급하려는 일본 화주들의 문의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현대오일터미널의 유류 저장사업이 BTX, 윤활기유, MX 사업 등과 함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