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 상하이와 홍콩의 상호투자시대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

입력 2014-04-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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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감위(CSRC)와 홍콩 증선위(SFC)는 지난 4월 10일부로 쌍방향의 주식매매에 합의해서 중국 내외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투자자는 홍콩 상장주식, 홍콩 투자자는 상하이 상장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테스트 기간(약 6개월)을 갖기로 한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론 홍콩 투자자는 홍콩 주식브로커에 위탁해서 홍콩 증권거래소가 설립하는 증권거래서비스회사를 거쳐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매매주문을 내고, 반대로 중국 투자자는 중국 내의 브로커에 위탁해서 상하이의 증권거래서비스회사를 거쳐 홍콩 증권거래소에 매매주문을 내는 식이다.

가장 궁금한 건 아무래도 투자대상 주식인데, 처음치곤 범위를 꽤 넓게 주고 있다는 게 시장 평가다. 홍콩 투자자는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180지수와 380지수 주식이거나 아니면 A주와 H주를 동시 상장하고 있는 경우의 A주를 거래할 수 있고, 중국 투자자는 홍콩 항셍대형주지수나 항셍중형주지수 주식 아니면 상하이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A주와 H주를 동시 상장하고 있는 경우의 H주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참고로 A주는 중국 내국인 전용주식, H주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주식을 말한다. 투자한도는 어떤가. 홍콩에서 상하이로 하는 투자는 하루 130억 위안, 잔액 3000억 위안(약 60조원)을 상한으로 하고 상하이에서 홍콩으로는 하루 105억 위안, 잔액은 2500억 위안(약 50조원)을 상한으로 한다. 또 홍콩시장에 투자하는 중국 투자자에 대해서는 기관투자자와 계좌잔액 50만 위안 (약 1억원) 이상의 개인투자자에 한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과거에 이런 종류의 투자 허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7년 8월 중국당국이 중국의 개인투자자들에게 홍콩주식 투자를 허용해 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위 직통열차라 해서 한 방향의 투자를 허용해준 것인데, 리만사태 등의 이유로 2년 채 못가 2009년 12월에 끝났었다. 그러나 이번 규제완화 조치로 중국의 개인도 QDII(적격 국내기관투자자)를 통하지 않고 50만 위안만 계좌에 넣어두면 홍콩주식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양방향 주식열차가 개통된 셈이다.

그럼 이번 조치의 의미 내지 효과는 뭔가. 시장에선 중국과 홍콩당국의 말마따나 이번 규제완화로 쌍방의 시장개방 확대, 중국의 자본거래 자유화와 위안화의 국제화, 그리고 홍콩 위안화 허브의 위상 제고 등을 꼽는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중국의 상하이 자유무역지구를 세계 Top Tier 금융센터로 키우려는 야심과 홍콩의 위안화 허브시장을 선점하려는 욕구가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아무튼 양측의 주식시장엔 긍정적이어서 4월 10일 당일 상하이의 상장증권 180지수는 2%, 항셍대형주지수도 1.4% 올랐다. 하긴 상하이 A주식의 하루 거래대금이 800억~900억 위안, 홍콩이 500억~600억 위안인 점을 고려하면 홍콩의 상하이 투자 상한 130억 위안과 상하이의 홍콩 투자 상한 105억 위안을 열어준 것은 상호 꽤 의미 있는 조치라 할 만하다. 그 비중이 15~20%로 단일 국가로는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열흘 남짓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시장 전개가 어떨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대체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해선 양측 모두 주식매수 기반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중국은 금년 IPO 물량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이번 조치로 홍콩 자금이 유입된다면 주가에 꽤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시장 일각의 의견처럼 오히려 중국에서 홍콩으로의 주식투자가 과도하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홍콩시장은 다양한 투자자 구성으로 가격이 합리적으로 형성되는데다, 규칙과 정보공시가 투명해서 중국 투자자를 유인하기 쉽기 때문이라는 게 그들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 주식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중국 증권당국의 행보가 관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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