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ㆍ금융 등 부문별 경제 제재 논의…NSA 도청 의혹 관련 양국 이견 인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러시아가 이달 말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를 방해할 때 추가 제재하기로 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회동이 끝나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다음 조치는 광범위하고 직접적이며 가혹한 부문별 경제 제재가 될 것”이라며 “이달 25일은 아주 중요한 날로 우크라이나에서 선거가 제대로 치러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반정부 시위를 통해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대통령이 실각한 이후 기존 야당이 주축이 된 과도 정부가 이끌고 있으며 이달 25일 조기 대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병합하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한 이후 미국과 유럽 각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과 방산 업체를 위주로 몇 차례 제재했다.
이에 다음 제재 대상은 에너지ㆍ광산 및 금융 부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메르켈 총리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정상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청 의혹과 관련 양국 간 이견이 남아 있음을 인정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번 방문은 지난해 6월 오바마 대통령의 독일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이지만, 지난해 여름 이후 메르켈 총리를 상대로 한 NSA의 불법 감시 활동 스캔들이 불거진 탓에 시기가 늦춰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는 국제무대에서 내 절친한 친구로 그 문제로 나도 고통스러웠으며 복잡한 사안이고 아직도 완전하게 정리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같은 가치와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상황이 간단치 않으며 함께 극복해야 할 몇 가지 난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