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역린’은 배우 현빈의 제대 후 복귀작이자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한지민, 김성령, 박성웅 등 연기파 배우의 대거 합류,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 등 인기 드라마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재규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개봉 전부터 주목 받았다. 특히 ‘명량’, ‘해적’, ‘협녀’ 등 올해 극장가 최대 트렌드로 떠오른 대작 사극의 선봉작으로 흥행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4월 30일 뚜껑을 연 ‘역린’의 흥행 추이는 그야말로 승승장구다. 개봉 첫날 28만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역린’은 5월 황금연휴 기간 누적 관객 수 246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경쟁작 ‘표적’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관객 동원 수를 크게 앞지른 수치다.
그런데 대다수 관객과 영화평론가는 ‘역린’의 후기에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영화 관객 이모씨(28)는 “개연성의 부재로 초호화 캐스팅은 오히려 독이 됐으며 역사상 실제 사건인 ‘정유역변’의 24시간은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 영화평론가는 “‘역린’의 개봉 후 평점은 박스오피스 1위작이라고 하기 에는 터무니없이 낮다. 현빈의 이름값과 100억 대작이란 면에서 관객의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입소문은 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역린’의 흥행 질주에 대해 ‘관상’,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스크린 사극 흥행작의 영향력과 초호화 캐스팅으로 인한 기대감을 꼽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라는 대형 멀티플렉스의 존재 역시 극장을 점령하며 관객의 선택 폭을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