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협회가 공개한 '보도 외압 일지'에 청와대 보도 통제 내용이 포함돼 파문이 일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 18일 KBS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 지시를 받아 지속적으로 KBS 뉴스9 보도에 개입해왔음을 뒷받침하는 '보도외압일지'를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5월 중(5월1일-8일) 길환영 사장이 8일 동안 4차례에 걸쳐 9시 뉴스 제작에 개입해왔다고 폭로하고 있다.
'보도외압일지'에 따르면 길환영 사장이 지난 3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대통령에게 "통렬히 반성하라"고 회견한 사실을 뉴스 자막으로 넣자 길환영 사장이 이를 보고 21시05분에 전화를 해 그거 당장 빼라고 주문했다.
지난 5일에는 해경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실제로 당일 9시 뉴스 ‘이슈&뉴스’ 리포트에서는 해경 비판 대목이 상당 부분 축소됐다.
또 길환영 사장이 9시 뉴스의 예고와, 하단 자막 스크롤 내용, 헤드라인 순서를 정하는 데도 수차례 개입하면서까지 대통령 사과를 부각시키고, 정부 책임을 축소해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길환영 사장은 19일 KBS 기자협회 총회에 참석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성 발언으로 마치 KBS의 보도의 독립성이 사장에 의해 심하게 침해당한 것처럼 임의적으로 과장, 왜곡된 것으로 사태가 굉장히 커졌다"면서 ""구체적인 아이템에 관해서 취재하라는 지시는 한 번도 내린 적이 없다. 그리고 뉴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의견을 내놓은 정도를 가지고 이렇게 사태가 커질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앞서 KBS기자협회는 19일 오후 1시경 "KBS 기자협회는 이시간부터 내일까지 제작거부에 들어간다"며 "현 시간부로 모든 업무를 중단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도 "길환영 사장의 신임 투표 결과 노조원 1224명 중 97.9%(1104명)가 길 사장을 불신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