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몰랐던 KT의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겠다.”, “뺏고 뺏기는 이동통신계 사업 행태의 판도를 바꾸겠다.”, “융합형 기가시대를 열겠다.”
황창규 KT 회장이 20일 이같은 3가지 약속을 다짐하며 취임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불면의 밤을 보내던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취임한지 100일이 보름 정도 지나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그의 첫 마디는 “KT 판도라 상자를 열었더니 난관은 많았지만 제일 마지막에 잠재 역량이라는 희망이 보였다”다. 이는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보석을 발견했다는 의미로, 성공 DNA 근원을 과거 삼성전자 사장 시절 ‘사람’에서 찾았으나, 이제 ‘역량’으로 확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황 회장은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에서 발표한 ‘황의 법칙’을 훨씬 뛰어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며 “최고 권위의 한 글로벌 조사기관이 지난 2월 KT LTE 서비스를 국내 1위, 세계 6위로 인정했듯, 흩어져 있는 역량과 1등 DNA를 되살려 달라진 KT, 미래선도할 KT, 글로벌 1등 KT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정보통신기술(ICT)을 최대한 활용해 기술과 성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선언했다. 황 회장은 “ICT 생태계를 주도하고 기술과 성장을 이끌어가야 할 통신 사업자들이 뺏고 뺏기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차별화 된 기술, 상품, 서비스 품질로 이 같은 경쟁 판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고객들은 새로운 통신 형태를 원하며 그 답을 기가와 융합에서 찾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선 통신 아우토반인 융합형 기가(GiGA)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선포했다. KT는 이를 위해 3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기가 인터넷은 기존 인터넷보다 10배, LTE에 기가 WiFi를 결합한 이종망 융합기술과 구리선 기반 초고속 전송기술은 기존보다 3배 빨라진다. 일례로 이종망 융합기술이 상용화되면 1기가 용량의 동영상을 다운받는 시간은 21초에 불과하다.
또 미디어 사업도 집중적으로 강화해 융합의 한 축을 이룰 계획이다. 황 회장은 “모드 단말기가 TV화 되고 모바일이 생활화되는 시대에 있는 만큼 미디어 사업의 르네상스를 KT가 본격적으로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KT스카이라이프, KT미디어허브, KTH, KT뮤직 등 모든 관련 사업 부문의 공통 분모와 경쟁력을 찾아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도 실현할 것”이라며 계열사별 합병 가능성은 당분간 없을 것을 암시했다. KT는 6월까지 DMB보다 10배 선명한 화질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동시 동영상 전송 기술인 올레파워라이브(eMBMS)를 도심밀집 지역에 확대 적용한다.
황 회장은 핵심 인프라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기반으로 한 ‘5대 미래 융합 서비스’ 전략도 제시했다.
2017년 기준 약 119조원의 시장규모가 예상되는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 관제 등 5대 분야에서 통신과 이종 산업간의 시너지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KT-MEG(마이크로에너지그리드) 분야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스마트 에너지는 융합에너지 최적화 프로젝트인 KT-MEG를 중심으로 에너지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국가 전력 위기 예방을 비롯해 에너지 사용량을 15% 이상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2개의 주요 건물에 이 기술을 접목시켜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황 회장은 끝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과 KT에 녹아 있는 1등 DNA를 꺼내 글로벌 1등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하루를 보낸다”며 “나의 IT업계 20여년 간의 경험과 KT의 노하우를 접목시키면 지금의 통신업계 판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