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 신군부 실세' 이학봉 사망...전두환 조문, 빈소엔 군가까지
5공화국 실세였던 이학봉 전 보안사 대공처장이 향년 76세로 지난 24일 오전 2시30분 폐암으로 별세했다.
육군사관학교 18기인 그는 이른바 '하나회' 회원으로 1979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주도한 12·12 군사 쿠데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이학봉 전 처장은 12·12 군사 쿠데타 당시 보안사 대공처장으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수사했다. 1980년 5월 5·17 비상계엄 전국확대조치 당시 정치인과 학생들에 대한 체포조사도 지휘했다. 12·12 군사 쿠데타란 1979년 12월12일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이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과 정병주 특수전사령부 사령관, 장태완 수도경비사령부 사령관 등을 체포, 군부 권력을 장악한 사건이다.
제5공화국 출범 이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과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 등을 지내며 권력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후 1988년 제13대 총선 당시 경남 김해에서 출마,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997년 4월 12·12 반란모의 참여죄 등에 관련한 대법원 재판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지만 다음해 건국 50주년을 맞아 5·18 특사로 사면됐다.
특히 정호용과 최세창 전 국방부 장관 등 12·12 군사 쿠데타에 가담한 인물 10명과 함께 최근 "군인연금을 못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방부를 상대로 연금지급 거부 취소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됐다.
빈소는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 15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8시30분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설혜 씨와 장남 일형, 차남 세형 씨가 있다.
24일 오후 이학봉 전 처장의 빈소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 장세동, 박희도, 정호용 씨가 함께 조문을 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관진 국방부장관 등은 조화를 보냈다.
25일 오후 이학봉 전 차장의 빈소에서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 20여명들에 의해 힘차게 군가가 울려퍼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