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합작법인 韓日싱가포르 각축…현지 포럼참석 금융협력 방안 논의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금융외교에 나섰다. 올 초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수습하느라 ‘일시정지’ 상태에 놓인 금융인프라 수출에 재시동을 건 것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회의 땅’ 미얀마부터 챙기기로 했다.
신 위원장은 3박4일 일정으로 미얀마를 방문하기 위해 1일 출국했다. 한미얀마 수교 이후 처음 열리는 ‘한미얀마 민관 합동 금융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포럼이 끝난 이후 신 위원장은 미얀마 재무부 장관, 중앙은행 총재, 건설부 장관을 만나 양국 간 금융협력 확대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의 미얀마 진출 인허가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은행 중에서는 신한우리국민기업하나산업수출입은행 등 총 7개 은행이 미얀마 양곤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2012년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영업권을 인가받지 못해 영업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그러던 미얀마 중앙은행이 현지에 사무소를 둔 외국계 은행 중 최소 5곳에 지점 개설이나 현지 은행과의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인가를 내주기로 한 것이다.
곧바로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이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지점 설립 인가가 5개 정도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시중은행들은 사무소 수로는 우위에 있지만 최근 잇딴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리스크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당초 신 위원장은 1월 말 미얀마 출장을 통해 금융외교를 펼칠 계획이었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수습하느라 때를 놓쳤다. 그 사이 일본은 빠르게 금융외교를 펼치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경쟁국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권을 따냈다는 후문까지 들린다.
숨은 규제 철폐, 개인정보 2차 유출 우려 등 다양한 현안들이 산재해 있지만 신 위원장이 서둘러 미얀마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유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한국의 은행 국제화’ 세미나에서 “국가 간 다른 금융 규제와 감독 관행 때문에 국내 은행이 해외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해외 각국과 금융협력을 위한 협정을 체결해 우호적 해외 진출 기반을 조성하고, 해외 진출과 관련한 사후 리스크 관리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