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정부와 공기업, 대기업 등 일명 ‘힘있는’ 기관이 일반인과 소송을 진행할 경우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문서가 대폭 확대된다.
대법원장 자문기구인 사법정책자문위원회(위원장 오연천 서울대 총장)는 3일 오전 제12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사재판제도 개선 방안을 의결한 후 이를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건의했다.
자문위는 민사재판 개선과 관련 ▲증거 채택·불채택(채부)의 기준 마련 ▲‘힘있는 기관’의 증거 문서제출 확대 ▲ 법원 제출서면의 표준화 ▲ 합의부 관할기준 액수 상향 ▲ 소액사건심판법 개정 추진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부와 대기업 등 ‘힘있는’ 기관의 증거 문서제출명령이 확대된 것이다.
문서제출명령은 증거로 제출하려고 하는 문서를 상대방 또는 제3자가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제출할 수 없는 경우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법원의 결정으로 제출을 명령하는 민사소송 절차를 말한다.
따라서 문서제출명령을 확대한 것은 일반인이 정부나 대기업과 맞설 때 겪는 정보 편중·부족의 문제점을 줄이는 한편 소송 당사자의 증거신청권을 보다 충실히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위원회는 충실한 심리를 위해 민사 합의재판부에 배당하는 소송 기준액(사물관할 기준액)을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