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제수석에 조세·재정전문가로 친박계의 ‘경제 브레인’으로 통하는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이 발탁됨에 따라 2기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임 안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근혜노믹스의 밑그림을 그린 경제정책 전문가다. 초선의원으로는 이례적으로 현재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어 당내에 최고의 정책통으로도 꼽힌다. 세제·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복지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쌓았다.
지난 2002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엔 박근혜 캠프에서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공약을 주도적으로 설계했다. 박근혜식 복지인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의 로드맵도 그의 구상이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규제개혁, 비정상의 정상화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특히 그는 새누리당 내에 설치된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공적연금개혁분과 위원장을 맡아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규제혁파를 직접 주도했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의 청와대 입성으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3개 공적연금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또 정책위 산하 ‘손톱 밑 가시뽑기 특별위원회(손가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민생현장의 애로사항을 정책과 예산에 반영하는 역할에도 앞장섰다. 기획재정부나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부처에서 민생과 관련된 주요 정책이 입안될 때마다 여당 측 인사로는 가장 먼저 그를 찾아 먼저 상의했다. 내수와 투자 부진으로 고질적인 침체의 늪에 빠진 민생경제를 정상궤도를 올려놓는 것 또한 그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가 될 전망이다.
그가 추구하는 복지정책은 이념이 아닌 현장 중심, 국민 중심의 복지다. 개개인의 생애 주기에 부합되는 복지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해 국민들의 행복증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그 전제는 복지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나라 곳간을 튼튼하게 지키는 일이다.
복지확대를 주창하지만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복지와 재정이 공존하기 위해선 “정부 부처 간, 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중복 지원과 복지 사각지대, 공무원 부정, 재정 누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조세 정책은 비과세 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한 탈세 방지대책, 금융부문 과세 강화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완화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제기됐다. 안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의 평가와 바람직한 세제 방안’ “세제로 부동산을 가라앉히거나 과열시키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부동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당에서는 관료와 전문가 그룹이 중심이 된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이 ‘책임장관제’ 측면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인 만큼 정치권의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정책 분야에 있어서의 정부와 국회간의 소통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그동안 경제팀 수장인 현오석 부총리는 국회와의 협상력 부족으로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리더십 부재라는 질타를 받아왔다. 반면 안 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조세소위원회에서 지난해 예산안과 관련된 부수법안을 처리하면서 야권과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협상력을 발휘했다.
한편 안 신임 수석은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학과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이후 대우경제연구소, 한국조세연구원을 거쳐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다. 제 19대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으며 제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새누리당 대통령 선거후보 경선캠프 정책메세지 본부장,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고용복지분과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회 예산재정개혁특별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조세개혁소위원회 간사,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