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월드컵은 매번 숱한 영웅들을 낳았다. 펠레부터 베켄바우어, 마라도나 그리고 호나우두까지. 선수 본인과 국가를 넘어 대회를 빛낸 영웅들은 지금까지도 축구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어떤 영웅이 탄생할 것인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선수들의 발끝을 주목하고 있다.
‘축구 황제’ 펠레(74·브라질)는 월드컵에 네 차례(58·62·66·70) 출전해 1966년 대회를 제외하고 세 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만 17세의 어린 나이로 1958년 스웨덴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은 펠레는 결승전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2골을 넣으며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만개한 기량으로 우승컵과 함께 대회 최우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환상적 테크닉으로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은 펠레는 축구 역사에서 아직까지도 살아있는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
‘리베로’ 프란츠 베켄바우어(69·독일)는 세 차례(66·70·74) 월드컵 무대를 밟아 우승과 준우승 그리고 3위를 모두 경험했다. 1974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 주장으로 출전한 베켄바우어는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2-1 극적 역전승을 이끌며 서독에 우승컵을 안겼다. 감독으로도 성공적 축구 인생을 이어간 베켄바우어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서독의 지휘봉을 잡아 무패 우승의 신화를 이루기도 했다.
‘악동’과 ‘천재’ 사이를 넘나들었던 디에고 마라도나(54·아르헨티나)는 네 번(82·86·90·94)의 월드컵에서 한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은 마라도나 인생의 하이라이트다.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신의 손’ 골을 터트리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마라도나는 7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으며 아르헨티나를 정상에 올렸다. 약물 중독과 난투극의 주역이란 오명에도 불구하고 그가 축구계의 ‘신’이라 불리는 이유다.
‘돌아온 펠레’ 호나우두(37·브라질) 역시 네 차례(84·88·02·06)나 월드컵 무대에 섰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친 호나우두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꿈에 그리던 월드컵 우승컵과 득점왕을 동시에 차지한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도 호나우두는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15골)을 새로 썼다.
김종호 기자 k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