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소비지출 대비 교육·보육비 비중을 나타내는 ‘엔젤계수’의 추이와 특징을 살펴보자.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만 18세 미만의 자녀를 위한 보육비(유치원비, 보육료, 장난감 등)와 교육비(초·중·고교 수업료, 학원 및 보습교육비, 학교보충교육비, 교복비 등)를 넓은 의미에서 엔젤계수의 범주로 포함해 추계한다. 추계 결과, 엔젤가구는 2013년 기준 전체 1140만 가구 중 절반 수준인 561만 가구이며 가구당 평균 자녀수는 1.7명으로 나타났다. 엔젤가구의 엔젤계수는 2000년 14.4%에서 상승해 2009년 20.5%에 달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2013년 17.7%를 나타냈다. 소비지출 대비 식료품비 지출비중을 나타내는 ‘엥겔계수’와 비교할 때, 엔젤가구의 엔젤계수는 2002년부터 엥겔계수를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다. 즉, 자녀의 교육과 보육비 지출 부담이 기초생활비에 해당하는 식료품비 지출 부담보다 높은 것이다.
다음으로 엔젤계수의 특징을 살펴보자. 우선, 연령별로는 30-40대의 엔젤계수는 17.8%로 가장 높았고, 학력별로는 대학원 이상 가구의 엔젤계수가 20.0%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가구의 엔젤계수는 18.3%로 남성가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가구의 경우 남성가구에 비해 교육·보육비 지출액은 작지만, 소득 및 소비수준이 낮아 교육·보육비 부담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 맞벌이가구의 엔젤계수는 18.0%로 홑벌이가구의 17.5%보다 높았다. 반면 한부모 가구의 엔젤계수는 13.8%로 양부모가구의 17.8%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한부모 가구의 경우 소득과 소비수준이 매우 낮아 교육·보육비 지출 여력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엔젤가구의 소득 5분위 가운데 중산층에 속하는 4분위(18.6%)와 3분위(18.2%)의 엔젤계수가 고소득층인 5분위(17.5%)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산층의 교육·보육비 부담이 고소득층에 비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교육·보육비 지출액은 2000년에 5분위가 1분위의 2.7배였으나, 2013년에는 2.4배로 격차가 축소됐다. 이는 소득수준에 비해 저소득층 엔젤가구의 교육·보육비 지출 부담이 그만큼 커졌음을 시사한다.
또한 사교육비가 전체 교육·보육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54.7%, 2010년 60.3%, 2013년 68.1%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사교육비 지출 중 입시 및 보습학원 지출 비중이 50%를 상회하며 가장 높게 나타나 사교육비 지출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정부 정책의 효과 측면에서 교육·보육비에 대한 직접 지원 정책의 실효성은 있지만, 사교육비 규제 효과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2~2013년 영유아 보육비 지원이 확대되면서 보육비 지출 증가율은 2012년 -18.1%. 2013년 -23.5%로 크게 감소했다. 또한 방과후 학교 지원 확대 등 교육비 지원 제도가 확대되면서 정규 교육비 지출 증가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사교육비는 2013년 전년 대비 5.4% 증가하여 학원법 개정안 실시 등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엔젤계수 상승으로 표현되는 과중한 가계의 교육보육비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우수 교사 충원 및 교육 프로그램 선진화, 국공립 보육시설 및 방과후 돌봄서비스 등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취약 가구에 대한 교육과 보육에 대한 지원책 확대, 입시 사교육비 부담 완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 교육·보육비 지원책의 지속적인 추진 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