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이 ‘악동’ 선수들의 기행으로 연일 시끄럽다.
우루과이의 ‘주포’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는 ‘핵이빨’을 드러내며 상대 선수를 깨물었고 포르투갈의 페페(레알 마드리드)와 카메룬의 알렉스 송(바르셀로나)은 각각 ‘박치기’와 ‘엘보우 공격’으로 상대 선수에 폭력을 휘둘렀다.
‘드라큘라’ 수아레스는 25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나타우의 아레나 다스 두나스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이탈리아의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D조 마지막 3차전 경기에서 그간 갈고 닦았던 핵이빨을 드러냈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후반 34분 수아레스는 상대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유벤투스)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그의 왼쪽 어깨를 이빨로 강하게 깨물었다. 이후 키엘리니는 자신의 어깨에 선명한 이빨자국을 보이며 주심에게 어필했으나 반칙이 선언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가해자인 수아레스는 자신이 피해자라는 듯 얼굴을 부여잡고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물오른 연기를 선보였다.
과거 두 차례나 상대 선수를 깨문 전과가 있는 수아레스는 결국 자신의 이빨을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월드컵 무대에서 또 한 번 드러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 후 FIFA(국제축구연맹)가 수아레스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그는 중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박치기 왕’ 페페는 17일 오전 1시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테노바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독일의 조별리그 G조 첫 경기에서 팀이 0-2로 끌려가고 있던 전반 37분 상대 공격수 토마스 뮐러(바이에르 뮌헨)의 얼굴을 머리로 들이받아 레드카드를 받았다.
페페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포르투갈은 결국 라이벌 독일에 0-4로 대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페페 역시 수아레스와 마찬가지로 그간 그라운드에서 수많은 폭력 전과를 남기며 악명을 떨쳐왔다. 그는 지난 2009년 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를 고의적으로 여러 번 걷어차 무려 9경기 출장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송은 옥타곤이 아닌 축구장에서 격투기 기술인 ‘엘보우(팔꿈치) 공격’을 선보였다. 그는 19일 오전 7시 카메룬과 크로아티아의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팀이 0-1로 뒤져 있던 전반 40분 상대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의 등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심판은 송에게 즉각 퇴장명령을 내렸다.
전반전 내내 크로아티아 선수들에게 끌려 다니던 알렉스 송은 결국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공과 상관없는 상황에서 만주키치에게 비신사적인 파울을 범했다. 격투기에서나 볼 수 있는 팔꿈치 공격 기술을 보여준 송은 레드카드를 받고 쓸쓸히 그라운드를 떠나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