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기대인플레 가장 높아…주거불안 영향
무려 20개월째 1%대 이하의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일반인들의 물가체감도가 훨씬 더 높은 이유는 공공요금과 집세인상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대주택에 주로 거주하는 20~30대의 경우에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주거비 걱정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인플레이션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대인플레이션은 2.8∼2.9%로 실제 물가 상승률(상반기 1.4%)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가계와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예상한 1년 뒤의 물가 상승률이다. 경제주체들은 종종 실제 물가 수준보다 기대인플레이션에 따라 의사결정에 나서는 경우가 종종 있어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과 실제 물가 상승률의 괴리에 대해 공공요금과 집세 인상에 대한 불안 심리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공공요금 인상 우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집세 상승률이 뒤를 이었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을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가 가장 높아 눈에 띈다. 한은이 연령대별로 기대인플레이션을 조사한 결과 20~30%가 3.1%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40~50대 3.0%, 60대 이상은 2.7%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20~30대의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이유는 이들 연령층의 주거불안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대상 20~30대의 주거형태를 보면 절반 이상이 임차주택에서 거주해 임차가구 비중이 10~30%에 불과한 여타 연령대와 뚜렷히 구분됐다.
소득별로는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2년간 계속된 식료품 및 에너지가격 약세가 동 품목에 대한 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 가구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