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서방 식품 수입 금지...고용지표는 호조
뉴욕증시는 7일(현지시간) 약세로 마감했다. 주요 지수는 고용지표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로 개장했지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퍼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이날 75.07포인트(0.46%) 하락한 1만6368.27로 잠정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0.67포인트(0.56%) 내린 1909.57을, 나스닥은 20.08포인트(0.46%) 빠진 4334.97을 기록했다.
러시아가 서방 주요국으로부터의 식품 수입을 금지하면서 양측의 경제적 피해가 확산할 것이라는 불안이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전문가들은 동유럽의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증시 변동성이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존 만리 웰스파고펀드매니지먼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표 호재를 상쇄했다"면서 "긴장이 커지면서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업종 대표기업의 실적 호전 소식도 개별 종목의 호재에 그쳤다. 지난 5년 동안 본격적인 조정을 겪지 않았다는 사실도 부담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S&P500지수가 전일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1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면서 조정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는 평가다.
△러시아, EUㆍ美 식품 수입 금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을 비롯해 미국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 등에서 생산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과일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는 전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발표한 대통령령에 따른 것이며, 이에 따라 미국과 EU는 물론 러시아 역시 경제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모스크바 주재 EU 대사 비가우다스 우샤츠카스는 러시아의 식품 금수 조치로 EU가 120억 유로의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EU가 연간 70억 달러(약 7조2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전체 닭고기 수출의 8%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
러시아 역시 이번 조치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러시아가 서방 주요국으로부터의 식품 수입을 중단한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1.9%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식품 관련주 약세...타이슨 2% ↓
러시아의 식품 금수 조치로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업종 대표기업 중에서 미국 최대 닭고기업체 타이슨푸드의 주가가 2% 하락했다.
미국 닭고기업계의 2대 수출시장인 러시아로의 판로가 막히면서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의 대(對)러시아 닭고기 수출 비중은 7~8% 정도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지난 1990년대 중순 40%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21세기폭스 ‘어닝서프라이즈’...주가 4.5% ↑
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21세기폭스의 주가는 4.5% 올랐다. 21세기폭스는 전일 지난 회계 4분기에 9억9900만 달러, 주당 45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에는 주당 16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익은 42센트로, 월가 전망치 38센트를 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4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루퍼트 머독 21세기폭스 회장이 타임워너 인수를 철회한다고 밝힌 것도 매수세를 이끌었다.
IT보안솔루션업체 시만텍은 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을 상회했다고 밝힌 뒤 주가가 0.8% 상승했다.
△美 주간 실업수당 청구 1만4000건 감소
지표는 호전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 2일까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 대비 1만4000건 감소한 28만9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가는 30만5000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주 수치는 당초 30만2000건에서 30만3000건으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4주 평균은 29만3500건으로 4000건 줄었다. 이는 지난 2006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발표한 지난 6월 소비자신용은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전월 대비 173억 달러 증가했다. 6월 증가폭은 연율 6.4%를 기록해 전월의 7.4%에서 낮아졌다.
△ECB, 기준금리 동결...“우크라 사태로 경제 전망 불안”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15%로 동결했다. ECB는 마이너스(-)1.0%인 익일물 예금금리와 0.4%인 한계대출금리도 유지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에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위기에 우려를 표시했다.
영란은행(BOE)도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안전자산 강세...금값 0.3% ↑, 美국채 10년물 금리 2.42%
안전자산이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금은 4.30달러(0.3%) 오른 온스당 1312.50달러에 마감했다.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42센트(0.44%) 상승한 97.34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현재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5bp(1bp=0.01%) 하락한 2.42%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는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0.11% 내린 102.01엔으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