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경기부양 기조에 실적ㆍ경제 회복 기대...추가 상승 가능성 커
글로벌 주식시장이 랠리를 이어가면서 시가총액이 사상 최대치로 치솟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월 들어 글로벌 증시의 시총은 1조 달러 늘어, 지난 29일(현지시간) 기준 66조2000억 달러(약 6경7130조원)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글로벌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증시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올-컨트리월드인덱스는 지난달 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 오르며 2000선을 넘은 것은 물론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두 지수 모두 월 기준 상승폭은 지난 2월 이후 가장 컸다.
범유럽 스톡스600지수 역시 8월 들어 1.8% 오르며, 월 기준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저금리 추세에 따라 주요국의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채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금리는 8월 들어 21bp(1bp=0.01%P) 하락하며 2.34%로 떨어졌다. 독일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국채 금리도 사상 최저치로 빠졌다.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사태 등 지정학적인 위기에도 불구하고 증시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안정된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달 30% 가까이 급락했다. 이는 2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개선과 경제지표 호전에 따라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피터 투즈 체이스인베스트먼트카운슬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정학적 이슈 등) 글로벌 악재에도 S&P를 포함해 주요 지수는 8월 상승세를 지속했다”라면서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좋았고 경제지표가 양호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양적완화(QE)가 예상보다 오래갈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라고 덧붙였다.
ECB가 오는 9월 4일 예정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공개한다면, 추가적인 증시 랠리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23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준의 연례 심포지엄에 참석해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해 추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와 재정 정책, 그리고 구조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 정부와 노조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지정학적 불안이 추가로 악화한다면 여전히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경제와 증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증시 미섹스지수는 지난 5거래일 동안 3% 넘게 하락했으며 루블화 가치는 4% 넘게 빠졌다.
지정학적 불안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지난달 0.4%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