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신사옥 규모에 걸맞은 콘텐츠 생산하길 [홍샛별의 별별얘기]

입력 2014-09-11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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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로 MBC 문화방송국 사옥에서 'MBC 상암시대 개막기념식'이 열렸다.(사진=뉴시스)

요란스러웠다. MBC 신사옥 앞 특설무대에서는 1일부터 일주일간 MBC 상암시대 개막특집 방송이 열렸다. 1일에는 MBC 예능 ‘무한도전’, ‘아빠! 어디가?’ 멤버와 가수 이미자, 김연우, 이은미 등이 참석한 ‘무한드림 MBC’가 방송됐다. 3일에는 시나위와 김종서, 플라이투더스카이 등이 ‘나는 가수다’ 특별 공연을 펼쳤고, 4일에는 배철수와 소녀시대 써니의 라디오 공개방송 ‘크게 라디오를 켜고’가 진행됐다. 이외에도 개막특집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이 특별 편성됐다.

MBC가 세상 시끌벅적하게 서울 여의도에서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로 이사를 했다. 정확히 말하면 신사옥 이전이다. 요란스러운 행사와 함께 MBC는 1일을 기점으로, 32년의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상암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권재홍 MBC 부사장은 “MBC를 콘텐츠 왕국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면서 “시청자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 사이에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가장 큰 철학으로 갖고서 최첨단 방송시설로 최고의 콘텐츠를 만들 예정”이라고 MBC 신사옥과 함께 드높은 MBC의 비전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콘텐츠 왕국이라는 MBC의 비전에 걸맞게 신사옥 규모 또한 입이 쩍 벌어진다. 국내 방송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신사옥은 지하 3층ㆍ지상 14층에 연면적 4만5435평으로 3년 9개월간 5000억원을 들여 완공됐다. 보도국ㆍ제작스튜디오ㆍ뉴스센터가 들어선 방송센터, 경영센터, 미디어센터, 다목적 공개홀, 임대 상가 등 5개 건물로 구성됐다.

MBC는 HD방송에 적합한 제작시설을 신사옥에 갖추는 데 주안점을 뒀다. 취재와 인제스트, 편집, 검색, 송출 등 모든 방송제작 작업이 테이프 없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는 MBC 측의 설명이다.

디지털 방송시대에 맞는 제작요건, 거대한 신사옥 등 물리적인 준비는 완벽하게 갖춰줬다. 무기와 연장이 구비됐으니 이제 MBC에게 남은 과제는 콘텐츠 씨앗을 뿌리는 일 하나만 남았다. 최근 들어 MBC를 포함한 지상파 3사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케이블 방송의 약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지상파 방송사의 안일하고 방만한 경영과 콘텐츠 부실이 가장 큰 문제였다.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은 제51회 방송의 날을 하루 앞두고 축사를 통해 “문화와 기술 사이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그곳에 새로운 산업의 꽃이 피어나는 창의적 융복합의 시대이다. 차별화되고 잘 만들어진 콘텐츠 하나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시대적 흐름과 환경 변화를 반영해 방송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발맞춰 MBC는 거대한 신사옥의 규모에 걸맞은 콘텐츠 개발 능력을 갖춰야 할 터이다. 치열해진 경쟁 속 방송의 위기라는 말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극복 가능하다. 무엇보다 MBC는 타 방송사에 비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상암시대 개막을 통해 갖춰지지 않았는가.

새롭게 세워 올린 디지털미디어시티의 MBC 신사옥에는 햇빛에 반사돼 번쩍거리는 은색의 대형 씨앗 모양 조형물이 놓여 있다. 세계 곳곳에 MBC가 만든 콘텐츠 씨앗을 뿌리겠다는 MBC의 야심찬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부디 MBC의 신사옥 건립이 빛 좋은 개살구와 속 빈 강정이 되지 않길 바란다. 세계 각국에 MBC의 콘텐츠 씨앗이 뿌려져 뿌리내릴 그 날을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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