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수도 사나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벌어지면서 120여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의 주민들이 피란길에 나섰다고 1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전날 후티 시아파 반군이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 사나 북부 소도시 샴란을 장악한 데 이어 이날 서쪽의 탈라틴 거리를 따사 사나까지 진격했다. 사나 공항 인근 검문소를 습격한 반군은 사나에 있는 예멘 국영방송사 건물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미사일을 포함해 모든 무기를 동원해 반군이 방송사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고 예멘 국영방송이 긴급 뉴스로 전했다. 반면 반군은 “다른 진영이 우리에게 박격포탄을 발사해 자위적 차원에서 대응했을 뿐 방송사 건물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양측의 충돌로 최소 120명이 숨지고 사나와 그 외곽도시의 주민 수천 명이 집을 떠나 대피했다. 외국항공사들은 교전이 지속하자 24시간 동안 시나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민간항공국은 “안전 상황에 따라 운항 중단을 연장하거나 재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반군과 정부군 간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으나 유엔이 중재하는 교전 중단 협상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말 베노마르 유엔 예멘특사는 “합의의 기초가 될 몇몇 사항들에 대해 후티 반군지도자 압둘말리크 알후티와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반군 측 협상 관계자도 “문제의 98%가 해결됐다”고 전했다.
북부 사다와 암란 지역을 중심으로 후티 반군은 10년 가까이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왔고 7월 말부터는 정부의 연료비인상에 항의하는 시민들과 함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