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매입에 따른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주가가 급락하며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는 모습이다.
24일 현대차는 장중 18만9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8일 한전부지 매입에 최종 낙찰됐지만 10조5500억원에 달하는 가격 부담이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낙찰가는 감정가인 3조3346억원의 약 3배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해 그룹 컨트롤 타워 기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향후 배당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약화되는 모습이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정책이나 R&D 투자 등에 사용되기를 희망했던 투자심리가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감정가를 크게 넘어선 토지매입금액 규모에 실망감이 역력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한전부지 매입에 따른 실망 매물 출회는 제한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인 출렁거림은 있겠지만 벨류에이션을 고려했을 때 주가 하락세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악화된 투자심리를 회복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으로 강한 가격조정 후 기간조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한전부지 인수가격이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며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의 32만원에서 25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서성문 연구원은 “시장과의 소통 부재를 급락의 원인”이라며 “최근 급락으로 추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주가 조정기간은 외국인 순매도 지속과 파업 재개로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매입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은 미미하다”며 “지난해 금융부문을 제외한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의 순현금은 약 20조7000억원이며, 인수금액이 예상을 크게 초과했지만 자금조달과 재무안정성 측면의 이슈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3분기 실적에 대해선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혼재됐다는 평가다.
신차효과에 따른 가격 인상, 115만대를 생산하며 전년동기대비 3.8% 증가세를 나타냈고 해외법인의 생산량도 늘어났다. 반면, 분기 평균환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강세로 돌아서며 신차출시로 인한 가격인상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휴가, 추석연휴, 파업 등으로 가동률이 낮아 고정비 부담이 늘었다. 고마진 금융부문의 일시적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기여도 약화 등 부정적 요인도 있다.
하이투자증권에서는 현대차의 3분기 실적은 신차효과와 생산증가, 환율효과와 금융부진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63% 줄어든 20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9.40% 감소한 1조8000억원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