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시장 불황에도 크리스피는 탄탄대로…직영→가맹, 한단계 도약 전환점
12일 롯데리아 관계자는 “크리스피크림도넛의 가맹사업이 하반기 임원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됐다”며 “현재 미국 본사 측과 가맹사업 규모와 시기 등 세부적인 협의를 마치면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리아는 지난 9월 기존 롯데리아 점주 등을 대상으로 가맹사업 설명회를 진행했다. 상당수 참석자들이 가맹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그간 롯데리아는 크리스피크림도넛을 2004년 말 1호점 오픈 이후 직영체제로만 운영해왔다.
관련업계는 이번 가맹사업 착수를 놓고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의 각별한 관심이 배경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크리스피크림도넛 사업의 시작은 10년 전인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넛광이었던 신 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 즐겨먹었던 크리스피크림도넛 한국 도입을 지시했다. 신 회장 자신이 직접 고르고 들여온 사업이었다.
당시 신 회장은 “학창시절 많이 먹었던 크리스피도넛은 내가 직접 들여온 사업”이라면서 “이 도넛을 먹을 때면 컬럼비아대에서 공부하던 때가 생각난다”고 말할 정도로 다른 그룹 사업에 비해 애착이 남달랐다.
이 때문일까. 서울 신촌에 아시아 최초로 문을 열 때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의 핵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출동하며 진풍경을 연출했다. 1호점은 개점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1500명 방문, 1만개 이상 판매라는 초특급 인기를 누렸다.
신 회장은 1년여 뒤 명동 10호점 오픈 때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지속적인 애정을 쏟았다. 신 회장은 “크리스피크림도넛을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게 만들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언급하면서 흡족함을 감추지 못했다.
도입 1년 째인 2005년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크리스피크림도넛은 지난해 77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총 7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0월 현재 매장 수는 89개로 지난해보다 12개가 늘었다. 가맹 사업이 진행되면 2~3년 내 매출 1000억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