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삼성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고과를 완료했다. 또한 승진 대상자를 포함한 임원들에 대한 평가도 조만간 마무리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통상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진행, 곧바로 계열사별 임원인사를 실시한다. 지난해엔 12월 2일 승진자 8명 포함 16명의 사장단 인사를 했으며. 같은 달 5일에는 부사장 51명, 전무 93명, 상무 331명 등 총 475명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를 예상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치의 영업이익(36조700억원)을 경신했던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승진 인사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별’을 단 신임 임원은 총 161명으로 ‘성과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9조8000억원에 그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과주의 인사원칙이 날 선 구조조정의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그룹이 지난해 말부터 숨 가쁘게 진행한 사업 재편이 이번 연말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삼성은 올 9월까지 최근 1년 새 8번이나 그룹 내 사업을 재편했다. 지난해 9월 당시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떼어 내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에 넘겨줬다. 같은 달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했다. 10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닝에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매각했다. 11월엔 삼성에버랜드가 급식 식자재 사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물적 분할하고 건물관리사업을 에스원에 넘겼다.
특히 3월 31일 삼성SDI가 옛 제일모직 합병을 결정한 데 이어 이틀 만인 4월 2일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합치기로 결의했다. 삼성종합화학, 삼성SDI의 통합법인은 각각 6월과 7월에 출범했다. 삼성은 아울러 삼성SDS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을 결정했다. 지난달에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연내 합병을 결정했다.
무엇보다 삼성은 계열사를 합치면서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제일모직과의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삼성SDI는 박상진 사장이 에너지솔루션 부문을, 조남성 사장이 소재부문을 각각 대표해 이끈다. 앞서 지난해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가져온 삼성에버랜드도 김봉영 사장, 윤주화 사장의 ‘투톱 체제’를 유지했다. 각자 대표의 역량을 결합한 사업 시너지와 경영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취지가 올 연말 인사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전 포인트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올 연말 인사도 예년대로 12월 초께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