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남우주연상 꿈꿨다” [스타인터뷰①]에 이어
윤계상은 누구보다 연기를 잘하고 싶었다. 배우로서 우뚝 서고 싶었다. 남우주연상을 받고 싶었던 꿈도 그런 욕심에서 비롯됐다. god 출신이었기 때문에 아이돌그룹 멤버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기 때문에 윤계상은 더 노력하고 발버둥 쳤는지도 모른다.
“가수 출신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어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가수를 했다는 것이 다른 장르라고 생각이 들어서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부담감이 제 발목을 잡는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어요. 어떤 경험이든 연기에 있어서는 소중해요. 이제는 많이 내려놓았어요.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서 내가 어떤 배우인지 확실히 자각하면 그런 두려움이 없어지더라고요.”
윤계상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 인정받으려 노력한 기억을 떠올리며 ‘레드카펫’에 출연한 2PM 찬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지금의 아이돌 스타들이 연기에 대한 의식이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편견이 있었죠. 실제 못하기도 했고요. 배움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공부를 하고 현장에 와야 하는데 그런 여건이 없었어요. 지금 아이돌 친구들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꿈에 대한 확고한 생각이 있어요. 정말 열심히 해요. 그래서 다행이고 고마워요.”
윤계상의 말처럼 자신을 내려놓고 배우로서 스스로를 자각할 때 만난 작품이 ‘레드카펫’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레드카펫’은 윤계상에게 남다른 작품으로 다가왔다.
“‘레드카펫’을 선택할 때 제 꿈이 가장 위태로운 순간이었어요. ‘이게 내 길이 맞나?’ ‘내게 연기할 재능이 있는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그래서 요리도 하고 사진도 찍었어요. 그 때 저를 잡아준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어요. ‘넌 잘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힘을 낼 때 받은 것이 ‘레드카펫’이었어요. 그래서 더 제 이야기 같았어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기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도 ‘난 괜찮다. 열심히 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였어요.”
윤계상의 영화였기 때문에 가족 같은 존재 god 멤버들의 감동은 더욱 컸다. 영화 홍보 단계부터 발 벗고 응원에 나선 그들은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윤계상의 힘이 되어 주었다.
“준이 형은 에로 영화인지 알고 왔더라고요(웃음). 저한테 ‘벗는 거야? 많이 벗는 거야?’라고 말하다가 눈물, 콧물 다 흘리고 갔어요. 태우, 호영, 데니 등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갔고, ‘짠하다’는 좋은 평가를 줬어요. 특히 저희 god는 오랜만에 같이 뭉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감성적으로 극에 달해있는 상태예요. 예전에는 전국 콘서트를 하고 앵콜 무대를 가져도 그 사랑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감사하고 팬들이 있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매번 깨닫거든요. 그 순간에 ‘레드카펫’을 접하니 더욱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god 멤버만큼이나 힘이 되어준 사람은 연인 이하늬다. “서로 보듬어주는 스타일이에요”라며 애정을 드러낸 윤계상은 연애의 행복을 드러내는 동시에 연인 이하늬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저도 그렇고, 하늬도 그렇고 꿈을 좇는 사람이에요. 하늬와 이야기하는 것도 좋고, 하늬가 연기하는 것도 좋아요. 서로 모니터링 해줘요.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주는데 그럴 때마다 에너지가 생겨요.”
연기도 노래도 사랑도 차근차근 즐기면서 하는 법을 알게 된 윤계상은 참 행복해보였다. ‘레드카펫’의 윤계상이 아닌 실제 윤계상은 어떤 결말을 원하고 있을까.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좋아요. 배우로서 꿈을 시작할 때 행복을 꿈꿨는데 어느 순간 잃어버렸어요. 이제는 다시 찾았어요. 열심히 저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의 응원과 칭찬을 받으면 좋아요. 대중적 배우가 되고 싶어요. 대중이 원하는 윤계상의 모습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좇아가야죠.”
영화 ‘레드카펫’은 19금 영화계의 어벤져스 군단과 이들에게 제대로 낚인 골 때리는 흥행 여신의 오감자극 에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윤계상은 ‘19금계의 순정마초’라 불리는 영화 감독 정우 역으로 열연한다. 2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