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KB금융 차기 수장을 뽑는 면접장에 나타난 4인의 후보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했다. 그러나 각오를 말하는 그들의 말투에는 결연함이 서려 있었다.
이날 서울 명동 KB금융지주 본사 면접장에 첫번째로 모습을 나타낸 후보는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이다.
면접 시작 시간 20분전인 8시 40분에 로비에 도착한 김 전 부행장은 "후보로서 인터뷰를 하는 것은 규정에 어긋난다"며 짧은 말을 건내고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원칙주의자 다운 면모였다. 면접을 마친 후에도 그는 아무런 코멘트 없이 면접장을 빠져나갔다.
곧 바로 오전 10시 30분 경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이 2번째 면접을 위해 KB금융지주에 모습을 나타냈다. 윤 전 부사장은 "제가 가지고 있는 소신과 포부를 아낌 없이 말씀드리겠다"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90분간의 면접을 마치고 기자들을 다시 만난 윤 전 부사장은 "최선을 다해 면접에 임했다"며 "어려운 질문은 없었고 회추위의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후 1시 15분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이 면접장에 들어섰다. 그는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다" 며 "20년 넘게 경험하고 생각했던 것들을 회추위원들에게 최선을 다해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전한뒤 서둘러 회의장으로 올라섰다.
3시 10분경 면접을 마친 후 로비로 내려온 지 부사장은 "KB앞으로의 미래에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말했다"라며 "회추위원들이 좋은 판단하셨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3시 20분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수행원들과 함께 KB금융지주 본사에 도착했다. 하 행장은 사진기자들의 플레시 세례에 다소 놀란 표정으로 "검찰에 온 것 같다"는 농담을 던졌다. 14년 은행장의 여유가 돋보였다.
이후 면접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그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엘레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한편 회추위는 이날 차기 회장 후보자 4명에 대해 90분 심층면접을 실시한 후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명을 추천할 계획이다. 이날 추천된 최종 후보자는 다음달 2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