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포르노 배우의 콘돔 착용을 의무화하자는 여론이 또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세계 최대 에이즈기관인 에이즈보건재단(AIDS Healthcare Foundation·AHF)은 오는 2016년 선거에서 남성 포르노 배우의 콘돔 착용을 의무화하는 주민발의안을 마련하기 위한 서명운동에 나선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마이클 웨인스타인 재단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현재 LA 카운티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포르노 배우의 콘돔 착용 의무화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다"면서 "2016년 선거에서 이를 공식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에이즈보건재단이 이처럼 포르노 배우의 콘돔 착용 의무화에 나선 것은 포르노 배우들이 잇따라 에이즈 바이러스(HIV) 양성 판정을 받은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이후 LA 지역에서 포르노 배우의 HIV 양성 판정으로 포르노 업계가 활동 중단을 선언한 게 네 번째다.
이에 LA 지역의 포르노 산업 종사자들의 모임인 자유발언연합(The Free Speech Coalition·FSC)은 "포르노 배우들이 2주에 한 번씩 HIV 판정 테스트를 받는 게 콘돔 사용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반발했다.
앞서 LA 카운티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조례를 통해 포르노 배우의 콘돔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시행했지만, 포르노 업계가 소송을 제기해 현재 연방항소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어 캘리포니아 주 하원이 올해 콘돔 착용 의무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부결됐다.
실제로 LA 카운티에서 콘돔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2012년 12월 이후부터 미국 포르노 영화의 `본산'인 LA에서는 포르노 영화 제작이 급감했다.
지난해 LA 카운티 영화 제작 인가기관인 `LA 필름'이 내준 포르노 영화 촬영 인가는 40건에 불과했다. 이는 2012년보다 무려 90%가 줄어든 것이다.
이에 포르노 영화 제작사들은 콘돔 착용 의무화를 포함한 규제가 덜한 네바다·플로리다주나 유럽 국가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의 포르노 산업은 수조 원 규모로 LA 북서부 샌퍼낸도 밸리에 집중돼 있다.